<2016 차세대 리더 - 경제> 삼성·현대차 3세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6.10.18 09:49
  • 호수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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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부회장, 3년 연속 1·2위 최태원·이해진·이부진 順 이어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차세대 리더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8년간 이 부회장은 한 번도 경제 분야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000명 중 800명(3명 중복응답)의 전문가들이 경제 분야 차세대 리더로 이 부회장을 꼽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부회장의 지목률은 상승하고 있다. 2013년 19%에서 2014년 62.7%, 2015년 72%로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올해도 77.8%로 이 부회장의 지목률이 전년 대비 5.8%포인트 증가했다. 그 만큼 이 부회장의 영향력과 차세대 리더로서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 부회장은 병상에 있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지배구조를 뜯어고쳤다. 이 부회장이 대주주인 삼성SDS와 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상장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현재 7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1위 이재용 - 1968년생. 2014년 5월부터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을 이끌고 있다. © 일러스트 정찬동


 

잇따른 사고에도 이재용 부회장 영향력 건재 

 

이 부회장은 10월27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삼성전자 주주에게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을 권고했다. 삼성전자 지분 8.38%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최근 의결권 행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은 통과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부회장 자신의 능력이다. 그동안 물음표로 남았던 이 부회장이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 최근 불거진 갤럭시노트7 단종(斷種) 사태는 리더십을 판단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0월12일 3분기 잠정실적 정정공시를 통해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손실 2조6000억원을 선반영했다고 발표했다. 4분기 손실과 협력업체 피해까지 감안하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1등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문제의 원인으로 삼성의 조직 문화나 지배구조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다. 총수 역할을 해 온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의 조직문화와 지배구조를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다른 대안이 없다면 그 주체는 이 부회장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2위(13.1%)를 차지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정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했다. 기아차가 만성 적자에 허덕일 때였다. 그는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로 평가받던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수장으로 영입했고, 전면부에 ‘호랑이코’ 그릴을 도입해 패밀리룩을 완성시켰다. 브랜드 역시 K시리즈로 일원화시켰다. 2008년 기아차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09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고, 2010년에는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이 2조원대를 돌파했다. 정 부회장 역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 부회장은 2008년 현대차로 옮겨와서 동일한 전략을 구사했다. 이른바 ‘i시리즈’를 통해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육각형 모양의 헥사고날 그릴은 현대차의 상징이 됐다. 특히 정 부회장은 유럽 시장에 공을 들였다. 자동차 전시회나 신차 발표회 때마다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직접 무대에 올라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008년까지 현대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1.8%에 머물렀다. 2010년 2%대를 돌파했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마의 3%’를 현재 돌파한 상태다.

 

2위 정의선 - 1970년생. 2008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겨 활발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잘나가던 정 부회장 역시 최근 위기에 빠졌다. 내부 직원의 폭로로 시작된 품질 논란과 노조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월 중순 선보일 예정이었던 신형 그랜저는 파업 여파로 시험생산에 돌입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한 1조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현대차의 지배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2위인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 어떻게 이 위기를 돌파할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7.6%)이 차지했다. 최 회장은 2012년 1월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후 법정구속돼 실형을 살다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최 회장은 지난 1년간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D램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을 계기로 SK하이닉스에 10년간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3월 그룹 지주사인 ㈜SK의 등기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지난해 4위에서 올해 3위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이 밖에도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각 5위(5.3%)와 6위(5.0%)를 차지했다.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김상헌·임지훈, 첫 10위권 진입 눈길

 

올해 조사에서 벤처 기업가들도 대거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이 각각 4위(5.4%)와 7위(4.7%), 8위(3.7%), 9위(1.6%), 10위(1.4%)를 차지했다. 이 의장은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다. 1999년 삼성SDS의 사내 벤처 ‘네이버컴’을 갖고 독립해 현재의 네이버를 일궈냈다. 덕분에 지난해 공동 10위에서 올해 6계단이나 상승한 4위를 차지했다. 김상헌 대표와 임지훈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김범수 의장은 반대다. 지난해 3위에서 올해 7위로 순위가 4계단이나 하락했다. 최근 카카오의 실적이 호전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김택진 대표도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위로 하락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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