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판박이 의혹받는 청년희망재단
  • 박준용 기자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6.11.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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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동시다발 기부, 차은택 연루 의혹도 제기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월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우체국에 있는 청년희망재단 멘토특강 강의장을 방문, 정부의 정년취업정책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의 주도, 재벌의 ‘007’식 모금, 주먹구구식 운영.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된 미르․K스포츠 재단이 거친 길이다. 그런데 이 재단과 ‘판박이’ 길을 걷는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 있다. 청년희망재단이다.

 

일단 출발이 닮았다. 2015년 10월부터 11월까지, 재벌은 동시다발적으로 청년희망재단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2015년 9월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공익신탁 형식의 재단 설립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9월21일 청년희망재단의 청년 일자리 사업에 활용되는 ‘청년희망펀드’에 첫 기부를 했다. 

 

그러자 재벌이 움직였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재단에 10월22일 200억원을 냈다. 현대차 200억원, LG 70억원, 신세계 65억원, 롯데 50억원, GS 33억4760만원, 한화 30억6830만원, 두산 30억원, 현대백화점 24억원 등도 그룹 총수 명의로 기부했다. 임직원들도 동참했다. 대표적으로 삼성 임직원들이 50억원을 청년희망재단에 냈다. 

 

이런 주요 대기업 모금은 주로 작년 10월~11월 사이에 이뤄졌다. 재단은 2015년 11월26일까지 약 942억원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0월말 기준 이 재단은 ‘청년희망펀드’(공익신탁 형태)로 428억원을 모으고, 재단 자체적으로 1026억원을 기부 받았다. 

 

 

일부 이사진 “사업 계획안 비현실적” 지적

 

이렇게 모인 기부금이 비효율적으로 쓰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사실은 재단 이사회 회의록에 드러났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재단 이사였던 박병원 한국 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2015년 12월 열린 3차 이사회에서 재단의 업무를 강하게 지적했다. 재단이 이사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 의사결정을 하는 부분, 그리고 졸속 사업계획을 문제삼았다. 

 

“청년희망재단에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함에도 이사회에 상정도 안하고, 사전협의도 없이 언론에 사업계획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이사들이 보완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무조건 동의하라는 이야기 밖에 더 됩니까?…(중략)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이사들이 무시당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고, 보고안건이 의결안건이었어야 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제일 문제가 되는 사업이 ‘글로벌 보부상 양성사업’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들을 회사를 새로 만들어서 한다면 누가 할 것인가이며, 글로벌 보부상도 누가, 어떻게 그 일을 할 것인지 등을 보완하여 차기 이사회 시 보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이사인 류아무개 교수도 재단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류 교수는 재단이 추진하는 게임관련 일자리 사업이 비현실적이라 지적했다. 

 

“ 예체능계전공자들이 자바 스크립트 조차도 운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모바일게임을 기획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며, 이 정도 기간에 게임기획자가 배출된다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

 

“교육기간도 짧고 양성인원도 90명은 너무 적은 인원으로 비현실적 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모바일게임업체가  직원이 1200명이고, 2위는 100명대로 격차가 심하며 현재 채용하겠다는 게임업체가 교육이 끝났을 때 파산하거나 사라질지 걱정입니다.”

 

 

차은택․송성각 연루의혹도 제기돼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씨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용득 의원실이 청년희망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재단은 2015년 10월 1차 이사회에서 ‘재단 내 청년희망아카데미 사업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ㆍ창조경제혁신센터ㆍ문화창조융합벨트ㆍK-MOVE센터ㆍ대학ㆍ업종별 사업자단체 등의 취업연계 서비스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 중 ‘문화창조융합벨트’사업은 차씨가 본부장으로 있던 문화창조융합본부가 주도한 사업이다. 

 

또 청년희망재단은 2016년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콘텐츠진흥원은 송성각씨가 이끌었다. 송씨는 차씨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송씨는 차씨와 공모해 광고사 지분 강탈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차씨 연루 의혹을 제기한 이용득 의원은 “청년희망재단은 순수 민간재단이 아니라 설립부터 정부와 경총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주도 재단”이라면서 “이 문건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별반 다름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모금과정에서 차은택씨 개입은 없었다"면서 "고용노동부는 실무적인 지원을 했고, 설립된 이후 의사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년희망재단 측은 차은택씨와 관련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재단 측은 “11월7일 기준으로 청년 4만6189명에게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고, 1223명의 취업자를 배출했다”면서 “‘실적이 매우 초라하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재단 측은 또 “콘텐츠진흥원 관련 사업의 경우 진흥원하고만 사업을 연계하는 게 아니라 창업선도대학,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입주하고 있는 30곳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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