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해체설까지
  • 송응철 기자 (sec@sisapress.com)
  • 승인 2016.11.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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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인자’ 최지성 사무실도 압수수색…보름새 미래전략실에 또 검찰 들어가

‘삼성 2인자’로 통하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사무실이 11월23일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앞서 11월8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불과 보름 사이에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다. 미래전략실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8년여 만이다. 그러나 당시보다 지금의 압수수색 분위기가 훨씬 강도 높다는 것이 삼성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물산의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일부 반대에도 불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찬성 대가로 삼성이 최순실씨를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그것이다. 검찰은 현재 최 부회장을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삼성그룹의 심장인 미래전략실에 대한 재차 압수수색에 들어간 11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은 이번 압수수색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분위기다. 앞선 압수수색에서 누락된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11월23일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2008년에도 당시 2인자였던 이학수 부회장의 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의 전신)이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긴 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지금 검찰의 태도는 잔뜩 독이 올라 있는 느낌이다”라며 “그렇기에 현재로선 향후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수사와 관련해 이미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최순실씨 측에 대한 지원 수사의 몸통은 미래전략실이 될 것으로 검찰이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 내부에서는 미래전략실의 수장인 최지성 부회장이 최종 수사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날을 세우고 있는 검찰 수사를 장충기 사장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편, 최지성 부회장은 2012년 6월부터 미래전략실장의 수장을 맡아온 명실상부한 그룹 내 2인자다. 삼성전자 부회장 출신인 최 부회장은 TV 총괄 사장 때 삼성TV를 세계 1위로 만들었고, 삼성 휴대폰이 노키아를 따라잡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 안팎에서는 최 부회장의 퇴진설이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 등기 임원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이 향후 대폭적인 임원 인사로 체제 개편에 나설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최 부회장 등 기존 라인이 대거 배제되리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최 부회장이 수사 대상에 본격 오르게 되면서, 퇴진설에도 한층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그 기능 대부분을 삼성전자로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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