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코라오그룹 ‘오월동주’ 깨지나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6.12.0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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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의 기적’ 만든 동지가 베트남서 적으로 만나 주목
코라오는 ‘라오스의 삼성’으로 불린다. 계열사는 12곳이고, 지난해 1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자동차 제조·판매에서부터 물류, 금융, 레저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코라오는 2000년대 초 라오스에서 현대·기아차를 판매하면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라오스는 일본차 일색이었다. 코라오는 가성비 높은 제품과 고품질 애프터서비스를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갔다. 현재는 라오스에서 굴러다니는 자동차 2대 중 1대가 현대·기아차일 정도로 탄탄하게 입지를 굳혔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Vientiane) 자동차 거리에 위치한 현대·기아차의 판매 전시장 ‘오토시티’는 인근의 랜드 마크가 됐다.​

 

 


코라오그룹, 쌍용차와 비밀리에 딜러 계약 왜?

 

코라오그룹은 최근 현대차와 함께 미얀마에도 진출했다. 현대차 딜러십을 확보하기 위해 코라오를 포함한 14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였다. 이 중에는 국내 대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라오스에서 보여준 코라오의 저력을 믿고 코라오에 미얀마 딜러십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사실은 코라오그룹이 최근 베트남에서 쌍용차와 비밀리에 딜러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현대차와 베트남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코라오그룹은 향후 베트남에서 쌍용차의 소형 SUV인 티볼리를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쌍용차의 현지 협력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쌍용차의 한 협력업체가 최근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방문해 코라오의 베트남 진출에 강하게 항의했다. 베트남 대사관은 쌍용차 측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와 코라오그룹은 예정대로 티볼리 판매를 강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라오스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두 그룹이 베트남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역시 현대차그룹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티볼리 판매가 본격화되면 두 그룹의 한 판 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연합전선’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측은 “베트남은 이미 독점 판매를 조건으로 계약한 대리점이 있어 코라오와의 계약이 불가능하다”며 “코라오가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차선책으로 쌍용차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다. 얼마 전 검찰은 현대차의 협력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회사가 보유한 알짜 계열사를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에 넘기면서 비자금을 챙겼다는 제보가 검찰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고, 오너 일가는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현대차 측 “두 그룹의 협업 관계 이상 없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매출을 감추기 위해 알짜 계열사를 오너 일가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며 “1차 협력업체가 크게 이익이 날 경우 연말에 원청업체(현대차)에서 비용 인하 압박을 가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오너가 보유한 회사로 일감을 돌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라오 역시 마찬가지다. 코라오가 라오스 최대 한상기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현대차그룹의 도움이 컸다. “그룹이 성장하기까지 현대차와의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이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코라오가 베트남에서 경쟁 관계를 구축하도록 현대차가 허가할 리 없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측은 “현대차와 코라오는 협력 관계이지 갑을 관계가 아니다”며 “회사에서 베트남에 딜러십을 포기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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