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연인원 800만명 돌파…보폭 넓히는 황교안 체제에 '경고'
  • 이민우 기자 (mwlee@sisapress.com)
  • 승인 2016.12.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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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앞서가는 촛불, '황교안 사퇴' 요구…황 총리 행보, 압박 느낄 듯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60만 촛불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출범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정조준했다. 황교안 체제를 인정한 정치권을 다시 한 번 압박하는 양상이다. 보폭을 넓히고 있는 황 권한대행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민단체 1500여개의 연대체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2월17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8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6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전보다 집회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촛불의 분위기가 식지 않으면서 연인원 800만명을 돌파했다. 

 

12월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8차 촛불집회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8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30만명의 시민들은 헌재의 신속한 탄핵안 처리를 촉구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8차 촛불집회의 특징은 '황교안 사퇴'를 공식적으로 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게 된 황 권한대행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주최측은 "황 권한대행 역시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라며 "황 권한대행은 (탄핵안 가결을) 기다렸다는듯이 대통령 행세를 하면서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2의 박근혜 노릇을 하고 있는 황교안의 즉각적인 사퇴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 행사가 끝난 오후 6시50분부터 청와대를 비롯한 총리공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법원은 퇴진행동의 행진 일부 금지·조건통보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일부를 받아들여 총리공관 100m 앞(우리은행 삼청동영업점 앞)과 헌재 100m 앞(안국역 4번 출구)에서 오후 10시30분까지 집회와 행진을 허가했다.



ⓒ 시사저널 고성준

 

'총리 탄핵' 촛불 외침 현실화될지는 미지수


앞서 촛불민심은 주요 고비마다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지자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을 향해 탄핵하라며 압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흔들리는 새누리당 비주류를 향해 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즉각 탄핵"을 요구했다. 고비 때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 집회 참가자까지 포함할 경우 연인원 800만명에 이른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인원(300만~500만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대통령의 탄핵까지 성사시킨 촛불의 외침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황 권한대행이 사퇴한다 하더라도 대안이 마땅치 않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멈춰버린 국정 공백을 무턱대고 비울 수 없는 상황이다. 황 권한대행마저 사퇴할 경우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지만, 이 또한 촛불민심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야권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황교안 체제를 인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2월17일 강원도 강릉 빙상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ISU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황 권한대행이 스스로 보폭을 넓히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황 총리는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는 정부 기관장도 임명하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1월30일로 임기가 끝나는 헌재 소장의 인사권까지 행사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은 야3당이 제안한 국회·정부 협의체는 외면하고 국회출석을 거부하면서도 과잉의전에 묻지마 인사까지, 국민에게 선출된 대통령에 취임한 것처럼 바쁘다"며 "황 권한대행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촛불민심이 황 권한대행을 정조준했다는 사실로도 지금의 황교안 체제에게 압박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민심의 균형추가 급격하게 기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촛불민심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황교안 체제에 일종의 경고음을 보낸 셈이다. 경고음을 외면한 채 광폭 행보를 지속할 경우 야권의 체제 인정 결정마저 번복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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