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님, 그거 월권 아닐까요?”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12.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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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단행∙의전 요구 등 비판…권한대행 전에도 ‘과잉의전’으로 논란

12월17일 열린 8차 촛불집회에는 '황교안 OUT'이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 촉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이 최근 국회 방문을 앞두고 대통령 급 의전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월권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활동”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은 12월14일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을 앞두고 의전문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방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총리가 국회를 방문할 때 별도의 의전은 없지만 국회의장실은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이 국회 본청 2층 회전문 안에서 황 권한대행을 마중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3층 접견실 앞에서 황 권한대행을 맞이하는 ‘총리급 이상’의 의전을 했다.  

 

청와대 수석들의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황 권한대행에 대한 월권 논란은 불거졌다. 서열상 후순위인 인사수석비서관의 보고부터 받았고,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유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대통령이 된 것처럼 인사권을 행사하는 태도가 놀랍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아바타'로 불릴 정도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사드 배치 등 정책 추진에 앞장 선 황 권한대행이 정지된 대통령의 권한을 대리인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시사저널 박은숙

12월16일 황 권한대행이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신임 마사회장에 임명하자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마사회장에 대해 임명권을 행사한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필요한 인사는 하겠다‘는 방침으로 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12월19일~20일 열리는 국회의 대정부질문 출석 요구에 “전례가 없다”며 불출석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황 권한대행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위중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고민 중”이라며 권한대행 자격으로는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황 권한대행 측은 12년 전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맡았던 고건 총리가 국회에 출석한 적이 없다는 전례를 불출석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 야당의 압박에도 12월19일 총리실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참석 여부를 고심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고만 있다. 

 

사실 황 권한대행의 '월권'은 권한대행 전에도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11월28일에는 당시 국무총리였던 권한대행의 관용차량이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 정차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충북 청주시 오송역 버스 승강장에 관용차량 여러 대를 정차하면서 노선버스들이 정차하지 못하게 통제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당시 국무총리)이 하차 후 즉시 세종시로 이동할 수 있게 하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버스가 20여 분간 승강장에 정차하지 못했고 퇴근길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지난 3월에는 황 총리가 관용차량인 검정색 에쿠스를 타고 서울역 탑승장까지 진입한 뒤 특실 객차에 탑승해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다. 당시 황 총리는 부산행 KTX를 탑승해 대전 등을 방문하는 일정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바쁜 사람들을 가로 막아 불편을 겪었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총리실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며 경호를 하기 위한 조치”라며 “적절성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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