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해의 인물-경제] 혹독한 신고식 치른 삼성그룹의 새 총수 ‘이재용'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6.12.20 14:21
  • 호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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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에 그룹 심장부 미래전략실도 해체 수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한 ‘뉴 삼성’ 체제가 내년부터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이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이다. 지난해 삼성은 최순실씨의 독일 회사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송금했다. 삼성이 최씨 측에 주기로 한 돈의 규모가 220억원이라는 최근 보도도 나왔다. 검찰은 이미 삼성그룹의 심장부인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지 불과 2주 만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문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배경에 최씨의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12월6일 열린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불려 나갔다. 주요 그룹 총수 9명이 증인으로 나왔지만, 질문은 이 부회장에게 집중돼 사실상 ‘이재용 청문회’란 소리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해체를 공언했다.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특위 제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휴대폰 이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과제

 

삼성은 사실상 이재용 체제가 시작된 최근 몇 년간 계열사들을 대거 매각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코닝 등 방산 및 화학 계열사를 각각 한화와 롯데그룹에 팔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프린터 사업부를 미국 HP에 넘겼다. 당장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사옥뿐 아니라 전용기도 모두 내다팔았다. 차기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배경이었다. 하지만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지나치게 실용주의를 강조하면서 그룹 본연의 경쟁력마저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어수선해진 그룹 분위기를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우선 주목된다.

 

휴대폰에 이어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이 부회장에게 주어진 당면 과제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삼성전자, 특히 휴대폰 사업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11월14일 미국의 오디오·자동차 전자장치 업체인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3000억원)에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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