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국민의 절반은 자기 집이 없다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6.12.20 15: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월세 늘고 전세 줄었다

2000년 초반 IMF의 여파로 아파트 가격 거품의 피해가 심각했던 당시 사람들은 아파트를 분양 받기 꺼려했다. 정부는 분양가를 자율적으로 건설업체에 맡기고, 부동산 대출을 무제한 허용했다.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어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시작하자 아파트 가격은 점차 뛰기 시작했다. 부동산 거품은 잡히지 않았다.

 

2003년 정부는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시를 개발해 주택 공급정책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된 뉴타운 추가 개발 조치 역시 2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총량적 접근을 했을 뿐 어떤 비율로 평형별 주택을 공급할 것인지와 같은 청사진은 제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급하는 주택 물량이 올라가면 주택 공급난이 풀릴 것이라는 단순한 판단이라는 것이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부동산값이 폭등한 2005년에도 정부는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는 가격안정대책을 위해 ‘서민주거안정-실수요 공급확대-가수요차단’의 3단계 대책론을 제시했다. 집 없는 50%의 서민들을 위해 장기임대아파트나 자가 보유를 위한 금융지원 쪽으로 대책을 세울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5년에도 우리 국민들 중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가구의 비율은 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택보급률은 이미 2008년 100%를 넘어섰다. 반면 자가 보유율은 50%대 밖에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주택 구입자금 대출과 공공임대주택 건설자금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택금융공사가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한도와 자격을 축소하면서 대출 문턱이 오히려 높아진 부분도 있다.

 

ⓒ 시사저널

전국민을 조사 대상으로 삼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를 통해 본 가구별 점유 형태는 어떨까. 1980년대 58.6%였던 자가 비율은 1990년 오히려 49.9%까지 줄었다가 1995~2015년까지 20년 동안 5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0년에는 54.2%, 2005년에는 55.6%였다가 2010년에는 54.2%로 줄었고, 2015년에는 56.8%였다. 

 

반면 전세 비율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1980~2010년까지 20% 이상을 유지하던 전세 가구 비율은 2015년 15.5%로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대신 월세 가구가 많아졌다. 1995년 11.9%에 그치던 월세 가구는 2015년 22.9%까지 늘었다. 

 

월세가구 비율이 전세가구 비율을 추월한 것은 1975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은행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었고, 전세를 주던 임차인들이 월세로 매물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전세값이 상승하면서 부담을 느낀 가구들이 스스로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의 경우 ‘내 집’이 없는 가구는 비수도권에 비해 더 많았다. 비수도권(64.1%)과 비교해보면 수도권 자기 집 거주가구 비중은 15.2%p가 낮은 48.0%였다. 자기 집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전남(73.4%)이었고, 경북(69.6%)과 전북(68.6%)로 그 뒤를 이어 대도시가 아닌 지역의 자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전세가구의 비율은 감소하고 월세가구의 비율이 늘었다고 하지만, 전세는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2010년에 비해 전세 가구가 늘어난 시∙도는 없었다. 월세가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대구(4.6%p 증가)였다. 서울과 광주가 그 뒤를 이었다.

 

1인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5년 전보다 100만여 가구가 늘었다. 이혼율이 높아지고 독거노인들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980년 4.5%였던 1인가구는 2010년 24.4%로 증가했고, 2015년에는 27.8%로 전체 가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1인가구가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33.6%에 불과했다. 1인가구의 가장 많은 점유 형태는 월세(42.5%)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