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올해의 인물-스포츠] 시련 딛고 일어선 ‘마린보이’의 귀환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6.12.20 17:21
  • 호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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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스포츠 인물, ‘제2의 전성기’ 맞은 수영선수 박태환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자체 규정을 내세워 그의 출전을 막았다. 박태환 측은 이중 처분은 부당하다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까지 받아내 올림픽을 한 달 앞둔 7월 선수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그 기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올림픽 출전 포기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하게 된 올림픽에서 박태환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200m· 100m 예선에서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박태환은 한물간 선수 취급을 받았다. 어느덧 27살, 수영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였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점점 더 싸늘해졌다.

 

 

9년 전 전성기 때 세운 기록 모두 갈아치워

 

이렇게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올 때 박태환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10월 충남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모두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4관왕에 오르며 ‘마린보이’의 귀환을 알렸다.

 

화룡점정은 2016년 마지막 대회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이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와 200m, 그리고 1500m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자유형 400m에서는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가브리엘레 데티(이탈리아),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리스트 채드 르 클로스(남아공), 1500m에서는 금메달리스트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이탈리아)를 보란 듯이 꺾고 3개의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 AP 연합

© AP 연합

 

기록도 좋았다. 자유형 400m에서 3분34초59로 2007년 세운 자신의 기록(3분36초68)을 경신했다.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1초03을 기록해 2007년 자신이 세운 아시아 기록(1분42초22)을 9년 만에 깼다. 1500m에서는 2007년 작성한 14분34초39를 19초가량 앞당겼다. 9년 전 한창 전성기 때 세운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이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박태환은 11월2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종 전 차관의 회유 및 협박과 관련해 “수영 외에 생각할 것들이 굉장히 많았었던 것 같다.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정신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 않았을까 뒤늦게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못했다고 핑계 대거나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의 부적절한 압박이 저조했던 올림픽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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