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특히 뱃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는 행동은 장기적인 체중감량에 도움이 안 된다. 적게 먹으면 우리 몸은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체내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도록 기초대사량을 줄여 버린다. 결국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체질이 됨으로써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적은 경우다.
기초대사량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신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양을 말한다. 숨을 쉬거나, 심장이 뛰거나, 체온을 유지하는 등 생존을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양이다. 기초대사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기초대사량이 많다는 것은 신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초대사량을 늘리면 살이 덜 찌는 체질을 만들 수 있다.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초대사량이 하루 1000kcal인 사람과 1300kcal인 사람이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1300kcal인 사람이 살이 덜 찐다”며 “기초대사량은 근육량과 비례하므로 근육량을 늘리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한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건강 유지에 유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증가시키면 살이 덜 찌는 체질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근육량을 늘리는 특효약은 신체 활동 즉 운동이다. 운동은 체중 감량에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감량한 체중이 다시 늘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며 근육 감소도 예방한다. 서울대 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운동량은 나이에 맞춰 달리해야 한다. 젊은 사람에 비해 중년기는 노화 현상 등으로 근육이 감소하는 시기이므로 젊었을 때보다 운동량을 늘려야 일정 정도의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다.
지방이 과하게 축적된 복부나 허벅지 등 특정 부위의 살빼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배에 자극을 주는 운동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 조직의 지방에서 얻는다. 오히려 특정 부위에 국한한 운동은 지방 제거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운동 근육이 빨리 피로해져서 결국 목표한 총 에너지 소비량을 달성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조깅, 속보, 자전거 타기, 수영, 등산과 같이 큰 근육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전체적인 체지방 감소를 이룬 후에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 특정 부위 근력을 향상하는 근력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나이와 체격에 따라 운동량 달리해야
운동 강도는 뚱뚱한 사람과 일반인에 따라 차이를 둬야 한다. 일반인은 최대 운동능력의 50~80% 범위의 강도로 하루 30~60분씩 일주일에 3~5회 운동하는 게 좋다. 비만한 사람은 운동 강도를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50~60%로 정하는 대신 하루 60분 이상, 일주일에 6~7일(거의 매일) 운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무릎이나 발목과 같은 관절 부위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며, 강도가 높으므로 운동을 장시간 할 수 없게 된다.
운동 시간이 짧으면 체내 지방 분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30분 이상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운동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동원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이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장은 “운동시간대는 오전, 오후 어느 때나 상관없지만 보통 식사 직후에는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식사 직후에 운동을 하면 몸 안에 호르몬(인슐린) 분비가 증가한다. 인슐린은 부분적으로 지방 분해를 방해하고 지방 대사를 억제한다. 따라서 식사 직후의 운동은 체지방 감량 측면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일이 바빠 따로 운동할 시간이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일 일을 찾으면 된다. 예컨대 일주일에 몇 차례는 자동차를 집에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런 방법으로 충분한 운동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뱃살이 더 늘어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겨울은 식습관을 고민할 기회”
특히 겨울은 추운 날씨 탓에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송년회 모음도 잦아 과식하는 시기여서 ‘비만 예방의 적’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기회가 많은 만큼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하기에 좋은 시기도 겨울이다. 빨리 먹거나, 끼니를 거르거나,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식을 먹는 등 평소 식습관에 대해 고민해 봄 직하다. 특히 요즘은 식사 습관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흔하다. 하루 중에 먹은 음식을 앱에서 선택하면 자동으로 섭취 열량을 계산해 준다. 열량이 많은 음식을 확인할 수 있고 체중 조절에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비만한 사람의 특징은 하루 세끼 외에 간식이나 주전부리를 먹는다는 점이다. 하루 세끼를 반드시 챙겨 먹되 간식이나 주전부리를 피하라는 게 비만 전문가들의 공통된 권장 사항이다. 쌀밥 한 공기는 약 300kcal인데 간식으로 먹는 초콜릿은 약 500kcal이고, 스낵도 400kcal가 넘는다. 섭취 열량 중 300kcal만 매일 줄여도 한 달에 체중 0.5kg을 뺄 수 있다.
과식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포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섭취하거나, 음식을 먹는 순서를 정하는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신현영 교수는 “해조류나 채소류,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으로 먹으면 포만감이 생겨서 적게 먹을 수 있다”며 “물을 하루에 6~8컵 마시는 것도 비만 예방에 좋다. 수분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온을 유지하고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자료: 서울대 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