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말 대신 의원들 고성부터 오간 낯부끄러운 청문회
  • 김경민 기자 (kkim@sisapress.com)
  • 승인 2016.12.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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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간사 자격 유지 둘러싼 의원 설전에 한시간 소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가 12월22일 오전10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핵심 증인은 쏙 빠진 텅 빈 증인석,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간사 자격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서 벌어진 거친 설전에 청문회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김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12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불출석한 12명의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서를 발부하며 호기롭게 시작한 5차 청문회는 곧 아수라장이 됐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인지, 의원들간의 ‘정치공작’ 폭로를 위한 청문회인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증인 심문이 시작되기 전 의원들 간 ‘기싸움’의 중심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있었다. 이 의원은 12월14일 4차 청문회 당시 “야당 간사가 언론에 간사 간 협의 내용을 다 공개해 (제가)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국조특위 간사직을 내려놓겠다”며 스스로 간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위증교사 의혹이 제기되자 “위증 교사 의혹은 정치 공작이다. 진실을 밝히겠다”며 사퇴 의사를 번복했고 결국 5차 청문회에 새누리당 간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의원은 이만희·최교일 의원 등과 함께 1차 청문회 이틀 전 최순실씨 측근인 정동춘 전 K스포츠 이사장을 만나 청문회 질의응답을 사전모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완영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된 청문회 사전모의 의혹에 대해 “기획된 정치공작”이라고 항변했다. 이 의원은 또 “제보에 의하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월 초, 12일, 무려 12일에는 5시간가량 위증 의혹을 받는 고영태, 노승일과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며 “(야당 의원들이) 강 건너 식당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건 로맨스고 국회의원이 당당하게 의정활동을 한 건 불륜이냐”고 강변했다. 이 의원은 “오늘은 출석 증인에 집중하기로 했는데 박범계 민주당 간사가 ‘물타기다’ 이런 얘기로 호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5차 청문회'에 참석해 김성태 최순실국조특위 위원장과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며 고성이 오가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차 청문회 증인 심문에 앞선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완영 의원은 국조위원 자격이 없다”면서 “위증 모의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이 의원은 의원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려면 최교일 의원처럼 스스로 물러나야한다”고 말했다. 

 

의원들 간 설전은 본격적인 증인 심문 전 한 시간 가량이나 이어졌다. 여기에 국조특위 위원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의 일방통행식 진행이 더해지며 증인 심문 시작 시간은 뒤로 밀려 오전 11시10분경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가까스로 시작된 증인5차 청문회에선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집중포화가 이어졌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은 모두 18명이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구속), 최씨의 딸 정유라, 최씨의 친언니 최순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그리고 우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 등이다. 하지만 18명의 증인 가운데 청문회에 출석한 사람은 단 두 명. 우병우 전 수석과 조여옥 대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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