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자동차 전쟁, ‘자율주행’에서 결판난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press.com)
  • 승인 2016.12.26 14:46
  • 호수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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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야심작 ‘프로젝트 아이오닉’ 1월 CES에서 첫 자율주행에 도전

미래학자들은 미래 기업 환경을 설명하면서 지금과 같은 20세기형 산업 구조는 사실상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종(異種) 기술이 결합되면서 ‘업종 파괴’가 현실화된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IT(정보기술) 산업 사이에 놓인 장벽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애플·구글 등 IT 기업은 복잡한 자동차 설계·생산 환경에서는 시장 참여가 불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전장(電裝) 주도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는 협업을 통해 제품 생산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시장은 연료 및 에너지에서 커넥티드카·카셰어링·자율주행 기술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때문에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했느냐도 중요하지 않다. 부족한 기술은 기업 동맹 등 협력으로 얼마든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지켜야 할 입장에 있는 완성차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가 바라보는 미래자동차의 화두는 ‘필요할 때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주는 차’다. 이 과정에서 개인형 이동수단도 중요한 화두로 커가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으로 불리는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심형 1~2인승 친환경 이동수단,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의 차량 이용 등으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좋은 예다. 쉽게 말해 본인이 직접 차를 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는 뜻이다. 필요할 경우, 집이나 사무실에서 봐야 하는 일을 차 안에서 할 수 있다. 공간의 개념도 사실상 허물어진다. 차 안에서 업무와 휴식 모두가 가능하다. 현재 개발된 사물인터넷 기술은 주행 중인 차량을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연결시켜준다.

 

아이오닉 자율주행 개념도 © 현대차 제공

“제약과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이동 생활”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의 경우 ‘프로젝트 아이오닉’(Project IONIQ)을 통해 이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최첨단 충전·동력 기술이 융합된 소형 이동수단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는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통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2016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기존 자동차가 갖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으로부터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이동’의 개념을 재정의하겠다는 차원에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연구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모든 제약과 제한이 없는 자유로운 이동 생활(Mobility Freedom)”이라며 “우리는 ‘차’의 역할과 영역을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프로젝트 아이오닉’의 첫 시작인 것이다. 현재 현대차는 미래차 연구의 최종 목표를 ‘이동의 자유로움(Mobility Freedom)’으로 정한 상태다. 이는 구체적으로는 △필요할 때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 △일상과 차 안에서의 생활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움 △이동 과정의 불편함과 사고 위험으로부터의 자유로움 △한정된 에너지원과 환경오염으로부터의 자유로움 등으로 요약된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혁신 기술 연구를 위해 2016년 8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오픈콜(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아이디어 공모)을 열었다. 스탠퍼드대 산하 스타트업 육성기관 스타트엑스(StartX)와 함께 진행한 ‘모빌리티 앤드 비욘드 오픈 포럼’(Mobility & Beyond Open forum)은 해외 집단지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대차 최초의 시도다.

 

‘스마트카’와 ‘웨이브카’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스마트카는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주유·보험·카셰어링·스마트홈 등의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개념이다. 웨이브카는 사용자의 돈이 아닌, 차량 내 광고로부터 발생한 비용으로 운영하는 전기차 기반의 ‘무료’ 카셰어링 플랫폼이다. 좀 더 구체화시키기 위해 현대차는 프로젝트 아이오닉 랩을 2016년 7월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마련했다. 2030년 미래 이동수단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아이오닉 랩에는 사회·예술·미래·디자인·운송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 다수가 참여했으며, 서울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된다.

 

프로젝트 아이오닉이 상위 개념이라면, 자율주행·커넥티드카·카셰어링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2016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2016 LA오토쇼’에서 일부 공개됐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 자율주행차는 전기차 기반의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 중 ‘완전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최종 단계(레벨 4)를 만족시켰다. 이와는 별도로 현대차는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아이오닉 전기 자율주행차의 실제 주행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을 최대한 쉽게 구현한다”가 목표

 

아이오닉 전기 자율주행차는 ‘자율주행을 최대한 간단하게 구현한다’라는 취지 아래 개발됐다. 기존 양산형 차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전면 레이더와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의 카메라 등을 라이다(레이저 레이더) 기술과 결합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차량 전면에 있는 라이다는 양산형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연동돼 자동으로 차량 위치를 파악하고 이동 경로 등을 계산한다. 또 차량 전면에 배열된 세 개의 카메라는 보행자와의 거리는 물론, 차선·신호 등을 감지할 수 있다. 뒤쪽 측면에 위치한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ABSD)은 차량의 차선 변경 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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