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인의 글로벌 인맥쌓기] ‘균형을 잃지 않는 삶이 즐겁다’
  • 장상인​ JSI파트너스 대표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24 13: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레이시아의 기업 총수 ‘데니 탄치싱’ 씨-④

말레이시아는 1511년 포르투갈, 1641년 네덜란드, 1786년 영국, 1942년 일본 등 외세의 침략을 꿋꿋하게 견디면서 1965년 독립 국가가 됐다. 말레이인(58%)·중국인(28%)·인도/파키스탄인(7%) 등 다민족이 공존하고, 이슬람교·불교·기독교·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면서도 얽히고설킨 문화적 충돌을 피하면서 배려와 존중으로 ‘국민적 화합’을 일궈 내고 있는 것이다.  

 

‘HAPPY DEEPAVALI’

필자가 말레이시아를 찾은 날은 때마침 힌두교의 설날이었다. 호텔이나 백화점 등 어디를 가나 힌두교의 설날을 축하하는 장식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설날은 주(州)별로 휴일이 다르다. 하루만 쉬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 축제를 하는 주(州)도 있다. 

 

“서양력 설날인 1월 1일은 날짜가 일정하지요. 한국도 신정과 음력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신정을 비롯해서 음력설·이슬람·힌두 등 일 년에 설이 네 번 있습니다. 비즈니스 추진에 있어서 유의해야 합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프루에서 트로피카나(TROPICANA)社라는 거대한 기업을 이끌고 있는 ‘데니 탄치싱(Danny Tan Chee Sing·62)’ 씨의 말이다. 인자한 선생님 같은 그의 모습에서는 재벌 오너(owner)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는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는 권위 의식을 던져버린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데니 탄치싱 씨 ⓒ 장상인 제공

인생도 사업도 균형(balance)이 중요해

 

이 회사 직원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 그를 “무서운 호랑이 오너가 아니라, 인자한 학교 선생님 같다”고 말했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데니 탄치싱’의 철학은 균형(balance)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균형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저는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항상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균형을 잃지 않는다’는 것. 너무나 중요한 말이다. 하지만, ‘균형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쿠알라룸프루뿐만 아니라 싱가폴 근처의 조호르 바루(Johor Baharu), 99개의 섬으로 이뤄진 랑카위(Langkawi), 일본 오키나와(沖縄) 등에 대규모 프로젝트(project)를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인 관계로 업무 추진에 있어서 균형 감각이 필수적 요소이다. 그러면서 ‘탄치싱’ 씨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다름 아닌 ‘연습’이었다.

 

 

인생은 연습의 연속

 

“인생은 연습(exercise)의 연속입니다. 성공(成功)이라는 것도 다른 성공을 위한 연습에 불과하지요.”

 탄치싱 씨는 상장 기업의 소유주로서 많은 부(富)을 축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습 중이다”고 말했다. 그의 연습과 성공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

 

“연습을 많이 해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돈의 노예(奴隸)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업무도 즐겁고, 인생도 즐거운 것입니다.”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말이었다. 필자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만일 우리가 온 세상을 소유하고 그 둘레를 촘촘한 울타리로 둘러친다 해도 하루에 세 끼밖에는 먹지 못하고 침대 하나밖에는 눕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미국의 작가이자 컨설턴트인 데일 카네기(Dale Breckenridge Carnegie·1888-1955)의 <자기관리론>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화려하나 평범하나 어차피 같은 삶인데...욕심을 부리다가 돈의 노예가 되어 종국에는 어둠 속에서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휴양지 랑카위 해변에서의 데니 탄치싱(좌) 씨의 모습 ⓒ 장상인 제공

새로운 친구가 되어

 

‘탄치싱’ 씨와 필자의 만남은 일본 고베(神戶)에서 살고 있는 ‘이와타 고하치(岩田耕八·74)’ 씨의 소개에 의해서였다. 이와타(岩田) 씨와 필자는 20년이 넘도록 우정(友情)을 이어온 사이다. 필자가 이와타(岩田)씨와 일본어로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서 ‘탄치싱’씨가 끼어들었다.

 

“두 분이 국경을 초월한 20년 친구(friend)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부터 당신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좋습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친구입니다.”

세 사람은 새로운 친구가 되어 어깨동무를 했다. 언어는 달라도 마음이 통했던 것이다.

 

해외 비즈니스도 국내 못지않게 인간관계에 의해서 비롯된다. 특히, ‘누구의 소개를 받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소개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인맥 쌓기’의 기본이자 원칙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