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공약에 고시생들이 목소리 내는 이유
  • 조유빈 기자 (you@sisapress.com)
  • 승인 2017.02.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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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사법고시 폐지되면서 대선 주자들 셈법도 ‘제각각’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고시생모임)은 1월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사법시험 존치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지만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며 “사시존폐 문제는 대선주자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시생들이 대선주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법시험은 올해 2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폐지된다. 법무부는 현행법상 마지막 사법시험 일정을 1월31일 공고했다. 1963년부터 50여 년간 존치해온 사법시험이 올해 12월31일 폐지되는 것이다. 다음 정권 때부터 폐지되는 사시 제도에 대해 대선주자들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듣기 위해 고시생들이 뭉친 것이다. 고시생모임은 “대선주자들이 공정사회, 기회평등, 법치, 정의를 말하고 싶다면 먼저 사법시험 존치 여부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국민의 85%가 사법시험 존치를 희망하고 있다. 이제 사법시험 존폐 논란을 매듭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 연합뉴스·시사저널 포토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고시생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 고시생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안 지사가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사법시험 존폐문제, 더 나아가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비판했다. 사법시험 존치 문제가 대선의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대선주자들의 셈법 또한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시 존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시장은 노동판을 전전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인생역전’의 아이콘이다. 때문에 이 시장은 “사법시험을 꼭 부활시킬 것”이라며 “기득권자들이 경제·사회적 영역에서 젊은이들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 사시 폐지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1월31일에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 내 관악청소년회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로스쿨법 발의한 친노 인사들 공약 주목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2월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창업 활성화에 주안점을 둔 ‘1호 공약’을 발표하면서 사시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신림동 고시촌과 노량진 고시학원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어 내자”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창업을 독려하기에 고시촌은 번지수가 틀린 것 아니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게 받아야 했다. 

 

무엇보다 사시 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 폐지가 확정됐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 ‘로스쿨법’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현재 대선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꾸준히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안희정 지사는 대표적 ‘친노 인사’다. 로스쿨법 발의 당시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 전 대표는 과거 강연 등에서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같은 친노 인사인 두 대권 주자가 사법시험 폐지에 대해 각기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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