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6인 SWOT 심층 분석]-⑤ 안철수, 반기문 불출마로 반사이익 얻을지 관심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7.02.07 16:30
  • 호수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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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수’로 변신 ‘선명성’은 부족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뽑는다”

 

2월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곧바로 대선 판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제외하고 2위 그룹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 지지율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갈 곳 잃은 반기문 지지층이 누구를 향하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황 총리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의 지지자를 흡수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인해 발생한 ‘조기 대선’이라는 변수에 ‘반기문 퇴장’이란 변수가 겹친 것이다.

 

반 전 총장의 퇴진으로 인해 남은 후보들의 새로운 순위경쟁이 시작될 것은 자명하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내심 반 전 총장이 조금 더 길게 버티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문 캠프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중도하차할 것이란 막연한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물러날 줄은 몰랐다”며 “2위였던 반 전 총장이 조금 더 분발했다면 좋았을 텐데 (물러나서)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인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지사는 확장성이 좋기 때문에 반 전 총장 지지표를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반 전 총장 지지층의 10% 정도가 안철수 전 대표에게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현재의 대선 주자들을 대상으로 SWOT 분석을 실시했다. SWOT 분석이란 Strength(강점), Weakness(약점), Opportunity(기회), Threat(위협)를 의미한다. 강점과 약점은 현재의 개념, 기회와 위협은 미래의 개념으로 규정했다. 대상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의 정례조사 중 오차범위 이상의 지지율이 나온 주자로 정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황교안 국무총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6인이 선정됐다. 이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고, 미래에 어떤 기회와 위협을 맞이하게 될지 분석했다. ‘6인6색인 대선 주자의 앞날은 어떻게 펼쳐질까. 유지만·구민주 기자​

© 시사저널 이종현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별명은 한때 ‘간철수’였다. ‘간만 보다가 빠진다’는 비아냥 섞인 별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 후 국민의당을 창당한 뒤 치른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어내며 ‘돌파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간철수’가 아닌 ‘강(强)철수’로의 변신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전 대표는 2011년에 일어난 ‘안철수 신드롬’을 등에 업고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하던 중 대선 포기를 선언했지만, 한때는 박근혜 후보와 1대1로 맞붙을 경우 승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다. 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안랩’의 경영자였다는 이미지도 나름의 무기다.

 

 

한때 ‘국민 멘토’…“‘새 정치’ 보여주지 못해”

 

정계에 입문한 이후로는 어려운 상황이 거듭됐다. 2012년 대선 레이스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13년 독자 정당 만들기에 나섰으나 중간에 민주당과 합치면서 우유부단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 때문에 열정적이었던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로는 ‘선명성의 부족’이 꼽힌다. 안 전 대표가 입버릇처럼 말한 ‘새 정치’의 구체적인 형태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창당해 원내에 입성한 국민의당 역시 ‘새 정치’를 모토로 내세웠지만, 구성원을 보면 기성 정치 세력이 많아 다른 정당과의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중도를 내세우며 진보와 보수 모두를 아우르려고 시도했지만, 생각만큼 진보 세력이나 야권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이다.

 

안 전 대표의 기회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로 찾아왔다. 2월1일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반 전 총장 지지층을 흡수할 후보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함께 안 전 대표가 지목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반 전 총장의 지지층 중 10% 정도가 안 전 대표에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본다면 황 총리에게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이 옮겨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 전 대표에게 흘러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진한 지지율은 앞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다. 안 전 대표는 야권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현재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공약이나 발언에 있어 주목받을 만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반 전 총장의 낙마 시점을 예측했던 발언이 재조명되며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지난 대선 패배가 역사에 죄를 지은 것”

일정 중 기자들과의 인터뷰(2016년 9월19일)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여기저기 연대를 구걸한 정당이 승리한 역사는 없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인사말(2017년 1월15일)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은) 설 지나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전북 기자간담회(2017년 1월18일)

 

“본인(문재인)만 정권교체라 생각하는 건 교만함이 묻어나오는 표현”

용산 전자상가 방문(2017년 1월31일)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

국민의당 창당 1주년 기념식(2017년 2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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