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가 파리크라상 본사 덮친 이유는?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7.03.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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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인테리어 공사 과정서 수억원대 리베이트 포착…회사 측 “협력업체 비리”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4월 파리바게트 운영 회사인 (주)파리크라상에 대해 5억7000여  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맹점주들에게 부당한 점포 이전이나 확장을 강요하고, 인테리어 공사업체 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갑질 횡포’를 부린 혐의였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개업한지 5년이 지난 점포에 대해 의무적으로 리뉴얼을 권했다.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은 평균 1억1100만원(최대 1억8800만원)대에 달한다. 비용에 부담을 느낀 업주가 자체적으로 인테리어 업체를 물색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룹의 인테리어 풀(POOL)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업체가 아니면 공사조차도 불가능했다. 파리크라상은 자금 여력이 없는 점주들에게 계열 캐피탈 회사를 통해 대출을 받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문제는 파리크라상이 공사비용을 바로 인테리어 공사 업체에게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리크라상은 2009년 8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인테리어 공사대금 등으로 1293억36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공사 업체에게는 120일 이상의 외상매출 채권 담보대출로 대금을 지급했다. 이로 인해 25개 공사업체는 최대 21억2600만원 상당의 대출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주)파리크라상이 최근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파리크라상 가맹점에 리뉴얼 강요해 과징금

 

공정위 발표 이후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특히 파리크라상은 국내 제빵업계 1위 업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2조5567억원의 매출과 7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4%와 18%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은 78.3%로, 2위인 CJ푸드빌(19.8%)과 4배 가까이 격차가 있었다. 가맹점과 협력업체의 희생을 등에 업고 회사가 성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공정위 발표가 있고 4년여가 흘렀음에도 이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2013년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의혹까지 최근 제기됐다. YTN은 “가맹점 계약과 관련된 공문과 서류를 모두 없애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있다.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은 삭제전문프로그램을 통해 완전히 지울 것을 지시했다”며 “이 시점이 공정위 조사 직전이어서 조직적인 증거 없애기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파리크라상 본사를 압수수색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파리크라상 매장 수십 곳의 인테리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억 원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착돼 지난해부터 검찰이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파리크라상의 인테리어를 전문적으로 하는 B협력업체 현장소장 이아무개씨가 구속되고, 자제 공급업체 대표 윤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파리크라상 18개 매장의 인테리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자제 공급업체에 9억원의 대금을 지급한 뒤, 7억원을 리베이트로 돌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타일 공급업체 대표 윤아무개씨는 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 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로 국세청에 고발됐다. 

 

주목되는 사실은 리베이트 금액이 7억원으로, 협력업체 현장소장이 받기에는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파리크라상이나 그룹에 이 돈의 일부가 상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검찰이 지난해 10월 파리크라상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검찰은 리베이트 상납 고리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 이동원 가맹거래과장이 2013년 가맹점과 인테리어 업체에 갑질을 한 혐의로 파리크라상에 대해 5억7000만원을 과징금을 부과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외 비자금 수사하는 외사부에 사건 배당 주목

 

파리크라상 측은 “회사 차원의 리베이트 조성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압수수색 후 일부 직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이 직원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조사 역시 협력업체의 비리로 본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파리크라상을 압수수색한 주체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라는 점에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중앙지검 외사부는 주로 관세법 위반이나 외화를 밀반출해 조성한 해외 비자금 등을 수사하는 곳이다. 단순 인테리어 시공 비리를 외사부에서 수사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의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B협력업체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포착되면서 첩보가 검찰에 이첩됐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오너 일가의 해외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본사도 단행한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관련 계좌가 나오지 않으면서 파리크라상 쪽은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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