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7.03.15 11:44
  • 호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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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 이향운 교수 수면장애 상담 시례

직장인 이아무개씨(35)는 15년 동안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 새벽 2~3시에 잠들어 아침 7시30분에 알람 소리에 겨우 잠이 깬다. 잠을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에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휴대전화와 TV를 보느라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일찍 자더라도 새벽 1~2시에 깨서 다시 잠을 자지 못했다. 낮에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되자 이씨는 2월13일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를 찾아 이향운 교수와 상담했다. 다양한 질문을 한 후 이 교수가 내린 진단은 지연성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였다.

 

이향운 교수(오른쪽)가 이아무개씨와 수면장애 상담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 교수 전형적인 지연성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자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뒤로 밀린 것이다. 이런 사람이 많다. 생체 시계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하루 30분씩 앞당겨서 밤 12시 전에 자도록 해야 한다. 낮에 햇빛을 많이 쬐고, 잠자기 2~3시간 전에 수면호르몬(멜라토닌) 약을 처방받아 먹으면 좋다. 멜라토닌은 먹는 시간이 중요한데, 일반인은 밤에 잠이 오지 않으니까 수면제처럼 멜라토닌을 먹는다. 그러면 아침에 더 깨기 힘든 상태가 된다. 

 

이씨 그 외에 집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교수 침실은 암막 커튼 등으로 빛과 소음 등을 차단해야 한다. 침대는 잠을 자는 곳으로만 이용하는 게 좋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보고나 뜨개질 등 정적인 것을 하면 된다. 침대에 말똥말똥 누워 있는 것은 더 좋지 않다.

이씨는 의사의 처방대로 노력한 후에도 안 되면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첫째 날, 새벽 2시 전에 자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후 9시 멜라토닌을 먹고 운동을 했다. 답답해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암막 커튼을 쳐서 침실로 들어오는 빛을 차단했다. 침대 옆에 두던 휴대전화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자정이 넘어도 졸리지 않아서 새벽 1시에 조용한 음악을 틀고 눈을 감았다. 졸려서 침대로 가자마자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알람 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스스로 깼다. 이런 식으로 한 달 동안 수면위생을 지킨 이씨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요즘 7~8시간 충분히 자니까 낮에 피곤함을 느끼지 못한다. 과거에는 밤에 할 일을 찾았다면 지금은 저녁 생활방식을 잠에 맞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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