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고생 안 해본 사람들이 나보고 고생 안 했다고 말한다”
  • 박혁진 기자·정리=구민주 기자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7 10:45
  • 호수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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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래·통합·유능’ 역설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주변에 있는 인사들은 “안 후보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단순히 낮고 굵게 바뀐 목소리뿐만 아니라 권력에 대한 의지, 정치에 대한 열정이 확고해졌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2년여 만에 기자와 다시 마주한 안 후보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과거에는 단정적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고 모든 대화에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이제는 모든 질문에 비교적 단호하고 자신 있게 답했다. 대통령이 될 자신이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고, 정치인으로서 이룬 업적을 설명해 달라고 하니 “박근혜 탄핵 사건”을 꼽았다. 주변 평가가 어떻든 자기 확신은 분명해 보였다. 올해 초 지지율이 5%까지 떨어지면서 안 후보를 많이 주목하지 않았을 때 그는 정책은 물론이고 목소리, 말투까지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 후보와 4월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518호 사무실에서 만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 시사저널 이종현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요새 언론과의 접촉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나만큼 인터뷰 많이 한 사람이 없다. 1988년부터 끊이지 않고 언론과 인터뷰해 왔다. 그래서 스킨십 문제 나오는 것이 기가 막히다. 내가 했던 일 중 가장 오래 했던 일이 영업이다. 정치권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곳이라 그런 것 같다. 원래 내가 여러 직업 거치면서 한 번도 지나간 일에 대해 구차하게 설명 안 했다. 내가 하는 일 그대로 묵묵히 하면 결국은 진실이 밝혀지고 오해가 풀렸다. 정치는 왜 다를까 생각했더니 여기는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가 있는 거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오히려 왜곡된 사실이 진실이 되는 곳이더라. 그래서 정치인이 설명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치인이 됐기 때문에 가족 문제도 논란이 되는 것 아닌가.

 

검증은 필요하다. 그런데 근거 없는 네거티브는 그거야말로 구태고 낡은 정치의 전형 아닌가. 지금은 국민들이 너무나 현명해서 이게 근거 없는 비방인지 아니면 실제 검증인지 다 안다.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계속 제가 1위 아닌가. 그저께는 조폭이었다가 그다음은 신천지였다가 이제는 제 아이로 넘어갔다. 국민은 네거티브, 구태정치라는 거 다 안다. 그래서 민주당에서 제 선거운동을 저렇게 열심히 해 주나 싶었다. 5월9일 다 표로 평가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근거 없는 거 강력하게 대응하고 그다음에 아이 재산 등 필요한 부분은 다 설명하고 있지 않나.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하시면 된다.

 

 

“상대방들이 악성 루머 퍼뜨려 젊은 층 인기 하락” 

 

안 후보는 정치 입문해서 재선하고 당 대표도 했다. ‘내가 정치인으로서 이런 거 했다’고 내세울 만한 대표적 업적은 무엇인가.

 

많다. 정치인이 종합평가 받는 게 선거 때 아닌가. 나는 혼자서 40석 가까운 정당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혼자 창당해 40석 가까이 만든 사람 대한민국 정치사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현역 중 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선 비교 상대가 없다. 작년 총선 때 이제 드디어 국민들이 양당 기득권 체제를 깨고 다당제를 원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니까 신념 갖고 돌파했다. 결국 국민들이 3당 체제 만들어주신 거고 그것 때문에 여소야대 됐다. 박근혜 게이트가 이 세상에 알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 거다. 그리고 더 나아가 대통령 탄핵이란 결과에 이르렀고 지금 대선 치르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시작한 작은 일이 지금 완전히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거 아닌가. 지금 바뀐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다. 그런 게 나름대로 공헌이라면 공헌이다.

 

 

국민의당 만들어 다당 체제 된 것이 탄핵을 이끌어냈다는 이야기는 이해가 잘 안 된다.

 

여소야대가 돼서 결국 이 세상에 빨리 드러나게 된 거다. 양당 체제였으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과반 넘었을 것이다. 옛날 같으면 야권이 분열돼 수도권에서 한쪽이 5%만 가져가면 야당 우수수 떨어진다 했는데 우리가 20~30% 득표하고 민주당이 된 곳도 많다. 구도가 완전히 바뀌어서 결국은 여소야대가 된 게 국민의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지금 지지율 오르는 게 구도의 영향 아닌가.

 

나는 지지율 안 보고 정치한다. 그리고 상대 지지율도 안 본다. 국민만 보고 정치한다. 내가 가진 정책, 비전, 가치관, 리더십 보여 드리고 결과로 증명하고 최종적으로는 국민에게 평가받는다는 마음으로 한다. 그런데 여의도 정치권에서 그걸 잊고 상대만 바라보다 보니 국민들이 싫어하는 온갖 구태정치를 보이는 거다. 나는 누구 반대하러 나온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비전과 리더십이 더 낫다고 생각해 나선 거다.

 

 

대통령 되면 국민들 지지는 국정수행 지지도 등으로 나타난다. 지지율 안 보고 소신껏 국정운영 한다고 하다 실패한 대통령이 여럿 있다.

 

작년에 토니 블레어를 만났다. 그가 말하길 자기가 처음에 영국 총리 됐을 때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더라. 그런데 서류 막 가져오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판단도 안 서고 겁이 나더라는 거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총리에서 물러날 때쯤 되니까 뭐를 갖다줘도 금방 판단되고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땐 인기가 바닥이라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그걸 보면서 ‘정치인 숙명이라는 게 어느 정도 인기와 수행능력을 잘 조화해서 그 힘으로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전혀 신경 안 쓸 수는 없다.

 

 

지지율 안 본다고 하지만 지금 지지율 상승세에 고무되지 않았나.

 

지지율 안 보고 정치한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1월초에 여러 언론에서 내 지지율이 5%도 안 되게 나오지 않았나. 그런데 나는 그때 자신 있게 이번 대선은 안철수 대 문재인 대결이 될 거라고, 보라고 그랬다. 나는 그게 보였다. 그리고 또 지금 지지율 높다 하지만 전혀 들뜨지 않는다. 마음의 평정 상태는 1월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럼 대통령 될 것 같은가.

 

당연하다. 내가 더 시대정신에 부합한다. 다음 정부는 세 가지가 키워드가 되는 정부가 돼야 한다. 바로 미래, 통합, 그리고 유능이다. 이 세 가지가 키워드인데 그러려면 그럴 정부를 잘 이끄는 대통령은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사람, 유능한 사람, 그리고 국민 통합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되지 않겠나. 그런 면에서 나는 다른 후보에 비해 선택받을 자신 있다.

 

 

지금 구도상으로는 정치인 안철수보다는 비문(非文)진영 대표주자 안철수란 이미지가 강하다.

 

이제 바뀔 거다. 이제 나하고 나머지가 될 거다.

 

 

‘문 대 비문(非文)’이든 ‘안 대 비안(非安)’이든 그런 구도라면 누가 돼도 이후 앙금이 남게 된다. 그러면 국정운영이 정권 초부터 어려워진다.

 

후보 간엔 그럴 수도 있지만 정치 세력들은 다르다. 유럽을 보면 선거 끝나고 늘 승리한 정당을 중심으로 다른 정당과 협의하고 협치 틀을 만들어 국정운영 하지 않나.

 

 

다른 당과의 협치는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인가.

 

지금 보면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 민주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다. 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거다. 사실 그럴 때 대통령 본인이 가장 중요한 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 가진 정당을 등에 업고 있었어도 결국 무능하니까, 통합하지 못하니까 국정 난맥상 보이고 추락한 거 아니겠나. 그래서 다음 정부에서는 어느 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라면 과연 어느 사람이 시대에 맞고 유능한지 그 판단으로 가게 될 거다.

 

2016년 1월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안철수, 김한길 의원이 대회를 끝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제였던 게 공감, 소통 능력의 부재였다. 그런데 걸어온 길이 서울대에 의사, IT(정보기술) 등 엘리트 코스인데 이 시대 청년 고통과 고민에 공감할 수 있을까.

 

나는 완전히 자수성가다. 정치적으로도 자수성가다. 누구에게도 물려받은 자산이 없다. 그런데 처음에 회사 창업을 했다. 의사 그만두고 1995년 창업했는데 2년 동안 계속 은행에 돈 꾸러 다녔다. 언제 망할지 몰랐다. 어느 날 하루는 보험 외판원이 찾아왔다. 워낙 그분이 설득력이 좋아 대부분 직원들이 보험에 가입했다. 그런데 나만 안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음 해에 보험료를 낼 자신이 없었다. 회사 망할 확률이 더 높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직원들한테 말했다가 다 도망갈까 봐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살았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대기업에 납품이 성사됐다. 너무 기뻤다. 그런데 바로 외환위기 닥쳐서 그 큰 대기업이 망하는 거다. 그래서 한 푼도 못 받았다. 그거 다 뚫고 살아남았다. 정말 고생 안 해 본 사람들이 나같이 고생 많이 한 사람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결과만 보고 쉽게 성공한 것 같다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내 뼈저린 경험을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그리고 공감능력의 경우 의대 다닐 때 의료 봉사했다. 어려운 분들 돌보는 의사였고, 벤처기업 하면서는 모든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수평적 리더였고, 대학교수를 하면서는 청춘콘서트를 했다. 소통의 아이콘이지 않았나. 사람이 나이 들어 바뀌겠나. 평생을 소통으로 점철돼 있다. 이제 정치권에서 다른 이미지를 덧씌우는 거다.

 

 

다음 정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청년 일자리 만드는 일이다.

 

나는 일자리를 만들어왔던 사람이다. 카이스트 교수 하면서 창업에 대해 젊은 청년들에게 가르쳤다. 당시 대전 중심으로 많은 벤처, 중소기업들 무료 컨설팅을 많이 했다. 현장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정부 역할은 이 민간과 기업이 일자리 만들고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거라는 게 나의 철학이다.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단 말은 곧 실력이 ‘빽’을 이기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게 경제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그게 바로 성장하고 일자리 만들 수 있게 하는 거다. 지금까진 어떤 정부도 이 일 제대로 못했다.

 

 

큰 틀에선 이해가 되는데 세부적인 대책이 있나.

 

전부 다 있다. 예를 들어 공정한 경쟁 가능한 산업 구조 개혁 어떻게 하나. 그 핵심 중 하나가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이다. 위원회가 사실 지금까지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개혁해야 한다. 개혁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권한 강화하는 대신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거다. 그래서 권한은 더 주는데 회의록 전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거다. 그러면 전관예우도 사라진다고 본다. 투명성 강화로 많은 부분 해결되는 거다. 독립성 강화도 마찬가지다. 그런 식으로 하면 위원회가 제대로 역할 할 거다.

 

 

정치 입문할 땐 20~30대에서 큰 지지를 받았는데, 지금은 좀 못 받고 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나에 대한 중장년층의 지지가 높은 이유가 그분들은 말로 해서 허황된 거 너무나 많이 봤으니까 실제 증명된 능력 보고 지지하는 거다. 지난 5년간 내가 해 온 모습을 보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정치권에서) 살아남으려 노력하다 보니 청년과 소통 못하는 사이에 적극적으로 왜곡하는 상대방들이 악의적 소문을 많이 퍼뜨린 거다. 거기까지 내가 돌볼 여력이 부족했다. 사실 실력이 부족했던 거다. 이제 제대로 내 모습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결혼 후 거의 30년간 맞벌이 생활 했다. 지금 청년들 삶과 문화에 대해 이미 제가 제일 잘 알고 소통할 수 있다. 지금은 글로벌 세대 아닌가. 나는 미국에서 트럼프와 동문인 와튼스쿨 출신이고 또 중국과 일본에서 사업도 했다. 그러니 젊은 세대들이 볼 때 가장 문화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사장 하면서도 20대 직원들과 소통하며 같이 일하고 대학교수 하면서도 학생들과 소통하고 불과 5년 전까지 그랬던 거 아닌가. 그 모습만 제대로 전달하면 될 거라고 본다.

 

 

그 모습 전달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은데.

 

대선 한 달이면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난 일 다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이번 대선은 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자신 있나.

 

2월부터 이미 많은 토론을 해 왔다. 그 전에는 영상매체에 많이 못 나갔다. 정책 쪽을 열심히 하다 보니 2월이 돼서야 《썰전》 등 여러 곳 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TV 다자간 토론까지 1시간 이상짜리 토론 20여 차례는 한 것 같다. 아마 그런 것 통해서도 갖고 있던 왜곡된 흑색선전들이 많이 해소된 것 같다. 예를 들면 《썰전》보고 ‘말 전혀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하더라. 그게 말이 되나 교수 출신한테? 벤처 기업가인데? 그렇게 왜곡하는 게 이쪽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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