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일가들 변함없는 배당잔치로 ‘돈벼락’
  • 송준영 시사저널e.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4.18 15:00
  • 호수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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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재벌 일가, 지난해 주식배당금 8314억원 소득왕은 이건희 삼성 회장

 

국내 재벌 총수 일가들이 지난해에도 변함없이 주식배당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e가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 )에 올려진 2016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2개 그룹 일가 172명이 지난해 받은 배당총액만 831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평균으로 계산하면 1인당 48억3398만원을 앉아서 번 셈이다. 삼성그룹 일가는 배당만 2900억원가량 챙기면서 가장 배당을 많이 받은 총수 일가가 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5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아, 개인 중에서는 가장 많은 배당을 받았다. 반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배당소득이 가장 적었다. GS그룹 총수 허씨 일가는 배당을 받은 친인척만 49명에 달했다.

 

여기에 일부 그룹의 총수 일가들은 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개된 보수는 839억7100만원이었다. 12개 그룹 총수 일가의 배당에 보수까지 합한 총액은 9154억2400만원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상장사의 배당과 보수, 그리고 상장사의 미등기 임원 보수는 공개되지 않은 까닭에 빠져 있다. 따라서 공개되지 않은 소득까지 합하면 12개 그룹 총수 일가의 지난해 소득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러스트김세중

재벌 일가 1인당 평균 50억원가량 챙겨

 

삼성그룹 일가는 지난해 배당과 보수 합산 소득이 가장 많은 집단이었다.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배당으로만 총 2898억2300만원을 받았다. 2015년 배당총액(2567억5575만원)보다 12.8%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호텔신라 등기임원에 있으면서 각각 11억3500만원과 20억73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를 합하면 삼성그룹 일가가 지난해 상장사로부터 받은 연소득은 2930억3100만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 일가가 그다음으로 연소득이 많았다. 현대차그룹 일가는 지난해 배당과 보수 합산 1628억6200만원을 챙겼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합쳐 1551억1749만원을 배당받아 현대차그룹 배당총액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등기임원 보수로도 각각 92억8200만원과 21억5300만원을 받으면서 배당과 보수 수익 모두 높았다.

 

반면 한진그룹 일가는 12개 그룹 총수 일가 중 배당과 보수 합산 소득이 가장 적었다. 조양호 회장과 그 가족들은 지난해 69억7400만원을 수령했다. 여기에 배당소득은 조 회장이 받은 3억2909만원이 대부분으로, 다른 그룹 총수에 비해 초라한 배당을 받았다. 이는 지주사 격인 한진을 제외한 대한항공·한진칼 등 계열사가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탓이다. 다만 조 회장은 계열사 3곳에서 등기임원 보수로 66억4000만원을 챙겼다.

 

지난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배당만으로 1952억5400만원을 받았다. 이 회장은 4개 상장 계열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SDS)에서 각각 배당을 받았는데, 이 중에서 삼성전자 배당이 1420억857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5년 삼성전자 배당소득(1049억원)보다 35.3%나 늘어난 금액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수와 배당금을 합쳐 979억6616만원을 받아 개인 2위를 차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상장 계열사 SK그룹·SK케미칼·SK텔레콤 등 3곳으로부터 609억6240만원을 배당받아 배당 순위 상위에 올랐다. 등기임원 보수 15억7500만원을 합하면 최 회장의 연소득은 625억3740만원이다.

 


GS그룹 허씨 일가, 배당받은 친인척만 49명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12개 그룹 총수 일가 172명 중 배당받은 계열사가 가장 많은 사람이 됐다. 최 회장은 SK(0.01%)·SKC(1.6%)·SK케미칼(0.07%)·SK머티리얼즈(0.05%)·SK네트웍스(0.63)·SK텔레콤(보통주 1067주) 등 총 9개 주요 계열사로부터 배당받았다. 다만 소유 주식 수가 적어 배당액은 총 6억6049만원에 그쳤다. GS그룹 총수인 허씨 일가는 배당을 받은 친인척만 49명에 달했다. 이들이 받은 배당 합산액은 669억3661만원이었다. 허창수 GS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등 주요 인물이 받은 배당액은 200억5910만원이다. 나머지 친인척 44명이 받은 배당이 468억7751만원에 달했다. 허씨 일가는 배당과 보수를 합해 883억3761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총수 일가들 중에서 최고령 배당 소득자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만 95세로 지난해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로부터 20억1636만원을 배당받았다. 최연소 배당소득자는 GS에너지 허용수 부사장의 13세 된 둘째 아들로 5억2960만원을 받았다. 여성 중에서는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삼성전자로부터 308억6700만원을 받아 가장 많았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신세계·이마트·신세계건설·신세계푸드를 통해 103억5518만원을 배당받아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진해운 사태로 물의를 빚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제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한진에서 61만원을 배당받는 데 그쳤다.

 

한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보수·배당 수입 합쳐 343억원가량을 챙겨, 직원 급여는 30대 기업 중 가장 적게 주면서 자기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배당금 98억9783만원을 받았다. 아모레G로부터도 배당금 209억8218만원을 받았다. 보통주 배당금 204억4406억원, 종류주 배당금 5억3812억원을 각각 받았다. 이로써 배당수입만 308억8000만원이다. 하지만 직원 연평균 급여는 5900만원에 불과해 코스피 상장 30대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생업체라 신입사원이 다수인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직원들에게 가장 적은 급여를 주는 것으로 업계에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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