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둘러싼 고소·고발 난무…진흙탕 대선 시작됐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7.04.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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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D-11일, 지역에서는 더민주-국민의당 고발전도

 

조기대선을 11일 앞두고 여전히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고 있다.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각 당의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서로에 대한 고소∙고발도 급증했다. 각 당 의원들이 다른 당 대선후보를 고소하기도 하고, 대선주자들이 직접 고발에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양측 모두 선관위 또는 검찰 고발을 언급하면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도 문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선두주자에 대한 ‘흠집 내기’ 대열에 가세했다.

 

우선 주목되는 곳이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문 후보 팬클럽 ‘문팬’ 카페지기를 포함한 관리자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댓글 작업’을 통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용주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장은 “문팬 카페지기의 지시에 따라 문팬 회원들이 실시간 검색어나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 작업을 해서 비정상적으로 안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도록 여론 조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런 문팬들의 행위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선거에서 활약했던 소위 십알단에 비견할 만한 여론조작 행위”라고 비난했다. 십알단은 2012년 대선 때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을 전파한 조직이다.

 

ⓒ 국회사진취재단·시사저널 이종현


安, 더민주 국회의원∙여론조사 기관도 고발

 

그는 이어 ‘문팬 여러분 내일 인터넷 작업 들어갑니다. 내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로 안철수 부인 김미경 교수 위안부 조문건 인터넷 도배질 합시다’ 등 카페에 게재됐던 게시글 내용을 열거한 뒤 “그 외에도 안철수 조폭 실검, 안철수 포스코 이사 등 안 후보의 네거티브 관련 기사들이 검색 순위 상단에 오르도록 지속적 여론조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은 ‘안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누리꾼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선대위 상황실장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와 네거티브에 대해서 엄정 대처하고 공정 선거를 구현하기 위해서 안민석 국회의원과 총 6명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이 곧바로 맞불을 지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저를 고발했다. 웰컴이다. 진실을 가려보자”며 한 치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예고했다. 또 “사실을 알린 것도 고발한다면 후보 검증을 뭐하러 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당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16일 성명을 내고 “왜곡된 설문 문항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며 리얼미터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용주 단장은 “리얼미터가 4월10일부터 12일까지 제19대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설문문항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이 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1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은 22.8%로 문 후보(44.4%)에 비해 21.6% 포인트나 뒤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이미 리얼미터를 검찰에 고발해둔 상태고, 조사방법 상 문 후보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나오는 것 아니냐며 신뢰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정당-文 고발전도 시작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4월17일 문 후보를 검찰과 선관위에 고소∙고발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다. 문 후보가 13일 SBS TV 대선후보 토론에서 “김진태, 윤상현 의원이 (안 후보) 지지 발언도 했다”고 말한 것이 허위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문 후보가 안 후보를 한국당 지지를 받는 자로 만들어 불리하게 하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비난했다. 

 

문 후보는 바른정당에도 검찰 고발을 당했다. 4월19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2007년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 당시 사전에 북한에 의견을 물었는지와 관련해 발언이 수차례 바뀌었다”며 허위사실유포혐의로 문 후보를 고발했다. 검찰은 4월27일 하 의원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27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의 허위사실 유포 증거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도 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문 후보는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고발했고, 심 의원의 맞대응도 또다시 이어졌다. 심 의원은 4월27일 형법상 무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문 후보와 민주당 중앙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 권혁기 수석부대변인들을 고소∙고발했다. 

 

심 의원은 “문 후보는 아들을 둘러싼 특혜채용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면서 “본 의원을 무고하게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고 언론 인터뷰나 SNS를 통해 허위사실을 대거 퍼뜨렸는데 이는 당선을 목적으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특혜채용 의혹이 이어지자 4월27일 안 후보 측에서는 ‘문준용씨의 특혜채용 기록을 조직적으로 인멸한 증언을 확보했다’며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야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전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고발이 서로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국민의당 지지를 부탁하는 사진을 촬영했다며 강진원 강진군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고, 문 후보가 대통령비서실장 시절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유포한 국민의당 소속 목포시의원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산악회 광주지부 대표자를 검찰 고발했다. 해당 지부는 안 후보 지지의사를 철회하고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를 지지했었던 단체가 지지를 철회하고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인상을 유권자에게 전달한 것은 매우 악의적인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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