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쓰고 아이 키우는 방법이 있다?
  • 노진섭 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7.05.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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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섭 기자와 건강 챙기기] ‘안아키’ 사태로 본 아이 건강 바로 보기

 

2013년 한의사가 개설한 인터넷 카페가 최근 폐쇄됐습니다.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라는 온라인 카페로, 회원은 6만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주로 약을 사용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부모들입니다. 

 

그런데 이 카페에 올라온 글은 다소 극단적입니다. 백신 접종은 물론 병원 치료도 필요 없다고 합니다. 예컨대 고열에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지 말고 소금물로 관장한 뒤 손발에 피를 내야 한다거나, 화상을 입은 부위에 40도 더운 찜질을 해야 한다는 등 상식 밖의 치료법을 소개합니다.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 온라인 카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건강은 의사보다 엄마가 잘 안다’거나 ‘숯의 특성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안아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자격이 없다’는 식입니다. 아마 숯으로 특정 병을 치료한다고 믿는 사람의 글인 듯합니다. 

 

ⓒ 사진=Pixabay

온라인 카페의 글은 점점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끝내 아동학대 논란을 불렀습니다. 한 아동학대방지 시민단체는 이 카페의 일부 회원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 온라인 카페의 폐쇄를 요청했습니다. 전문가가 보기에도 이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치료법에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또 보건복지부는 이 인터넷 카페 내에서 무면허 의료상담 등 의료법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오랜 기간 여러 의사와 만나면서 공통으로 들었던 말은 음식과 약에 대한 것입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음식은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먹어야 합니다. 약은 병에 걸렸을 때 치료의 목적으로 복용하라고 합니다. 건강할 때 약을 남용하지 말고 병에 걸렸다면 음식이 아닌 약으로 치료하라는 것입니다. 

 

병에 걸렸는데도 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병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감기와 같은 가벼운 병은 약을 먹지 않아도 저절로 낫습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한 질환이라면 의사나 약사의 지도를 받아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아이의 건강은 부모의 손에 달렸습니다.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아이가 병에서 낫기를 바라는 행동은 도박과 같이 무모합니다. 아이는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 못합니다. 아이의 건강은 현명한 부모의 판단이 좌우합니다. 이번 ‘안아키’ 사태를 계기로 부모가 아이의 건강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해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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