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고질병 ‘제 식구 감싸기’ 또 도졌다
  • 박혁진 기자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05.10 11:27
  • 호수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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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장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 본지 보도에 검찰 “문제없다”…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따지겠다”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보도한 인천지방검찰청 이금로 지검장(검사장)과 포스코건설 계열사 대표이사 지명자 간 3월26일 골프 회동에 대해 대검찰청이 자체적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검찰의 전형적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사저널은 4월18일자(제1435호)를 통해 포스코건설이 배임,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등으로 인천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지검장과 포스코건설 관계자가 골프를 친 것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다. 두 사람이 라운드를 한 골프장은 포스코건설이 지분을 가지고 있고 운영에도 참여한 골프장이었다. 또한 이 지검장의 이날 골프가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측의 유권해석도 함께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 대변인은 4월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찰에 이를 만한 부적절한 행위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검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3월26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이금로 인천지방검찰청 지검장(빨간 셔츠)이 포스코건설 관계자와 골프 회동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기자: 시사저널이 보도한 기사내용을 확인했나.

대변인: 그렇다.

 

기자: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 검찰에선 감찰과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나.

대변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봤는데 일단 본인(이금로 지검장)이 공식적인 법사랑위원회에 자기 돈 내고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내용으로 우리들이 더 감찰을 해야 되나? 현재 진상 파악한 내용으로는 감찰에 이를 만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기자: 감찰까지는 가지 않고, 내부적으로 이 검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을 한 것인가.

대변인: 일차적으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기자: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있다 

대변인: 그게 김영란법 위반이라고 해석을 할 만한 여지가…. 누가 초대를 해서 회원대우를 해 주는 골프장에 가서 다른 분들은 회원대우를 받는데 회원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할 수가 있나. 그것은 권익위에 문의를 해 봐야 되겠다.

 

기자: 이미 권익위에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물어봤고, 권익위에서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기자에게 대답한 내용이 기사에도 있다.

대변인: 언론에서 물어봐서 멘트를 하는 것과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거기까지는 확인 안 해 봤다.

 

대검 대변인 말에 따르면, 검찰이 정식 감찰에 착수하지 않은 이유는 외형적으로는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법사랑위원회가 공식적인 모임이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 검사장이 자신이 직접 결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프 회동에 참석했던 4인 중 사건에 얽혀 있지 않은 나머지 2명의 인사는 시사저널 취재에 결국 응하지 않았다. 또한 골프 비용을 자신의 몫만큼 결제를 했다고 하더라도 정산 과정에서 회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면 이는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것이 국민권익위원회 측의 유권해석이다. 따라서 검찰의 이 같은 대응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일단 수사 중인 사건에 얽혀 있는 사람과 어떤 형태로든 골프를 친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며 “게다가 (시사저널) 기사를 보면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이 사건(포스코건설 소송 사건)에 얽혀 있는 사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데 이것은 검찰이 조심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포스코건설과 관련해 여러 건의 사건이 수사 중인데 (이금로 지검장이) 이미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면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서 몰랐다는 것도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향후 국정감사에서 이 내용에 대해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인천지검장 처신 비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한 변호사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보도할 만한 내용이 있는 것도 사실인데, 징계를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검찰이 종결한 게 아닌가 싶다”며 “더 심각한 것은 문제가 비일비재했던 조직(검찰)인데 ‘본인(이금로 지검장)이 돈(골프비)도 냈다는데 뭐 그 정도 가지고…’라는 식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반직 수사관들 사이에서 보도와 관련한 볼멘소리가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중앙지검의 한 수사관은 “비슷한 내용으로 일반직 수사관들이 언론에 보도되면 당연히 감찰이 이뤄지고 징계를 받을 사안”이라며 “언론을 통해 이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자 정식 감찰에 착수할 필요를 못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또 다른 수사관 역시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문제가 있는 사안”이라며 “고위직 검사들이 법사랑위원들과 회동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주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현재 인천지검에선 송도국제신도시 개발을 위해 합작했던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 간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서 수사 중이다. 게일인터내셔널이 대주주로 있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업무상 배임, 사문서변조, 변조사문서 행사, 손괴, 업무방해 등으로 포스코건설 임직원을 고소했다. 반대로 포스코건설은 게일인터내셔널 측 인사들을 사기, 공갈미수, 횡령, 배임 등으로 맞고소했다. 인천지검에서 수사 중이거나 수사지휘를 하고 있는 사건만 해도 10건에 달한다. 두 회사 간 법정공방은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이금로 인천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핵심요직을 거친 후 2015년 12월부터 인천지검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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