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이제 메이저 우승에 도전해야죠”
  •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5.25 17:41
  • 호수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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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골프사 다시 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 김시우

 

5월15일은 세계 골프사를 다시 쓴 날이다. 주인공은 만 21세의 청년. 더 정확히 말하면 1995년 6월28일생이니까 21세 10개월 17일이다. ‘강심장’을 가진 김시우(CJ·대한통운). 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 달러)에서 최연소 우승을 기록했다.

 

김시우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코스(파72·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로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공동 2위 이안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3타 차로 제치고 여유 있게 우승했다.

 

5월14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코스에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김시우가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AP연합

 

세계 언론 극찬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만큼 놀라운 일”

 

사실 이번 우승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골프지존’ 타이거 우즈(미국)만 빠졌을 뿐 세계 골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미국), 마쓰아먀 히데키(일본), 리키 파울러(미국) 등 당대 내로라하는 최고의 골퍼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그는 4일 동안 이글 1개, 버디 14개, 파 51개, 보기 6개를 기록했다. 드라이브 평균 거리는 294.8야드. 가장 긴 드라이브는 4라운드 14번 홀에서 359야드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9.64%, 아이언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그린적중률은 62.50%, 홀당 퍼팅 수는 1.172개, 샌드 세이브는 55.56%를 나타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이 세운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1년 이상 앞당겼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경주(47·SK텔레콤)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당시 나이가 41세였다. 이렇다 보니 세계 언론의 반응도 극찬 일색이다. 미국 골프채널 해설가 브랜드 챔블리는 대회 직후 “김시우의 우승은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이변이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찬성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큼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낸 김시우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다. 사상 최연소 합격(17세 5개월 6일)이었다. 하지만 18세가 되기 전이라 투어 카드를 받지는 못했다. 최연소 회원이 된 김시우는 나이로 인한 출전 제한으로 시드 유지에 실패해 2부 웹닷컴 투어로 밀려났다. 2년간 인고(忍苦)의 세월을 이겨내며 와신상담(臥薪嘗膽)했다. 그러다가 PGA투어에 입성했고,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만 21세 2개월 때였다. 2002년부터 15년 동안 우승한 선수 중 최경주, 양용은(44), 배상문(31), 노승열(26·나이키)에 이어 PGA투어에서 우승한 5번째 한국인 선수였다. 물론 이들 중에서 최연소 우승자였다.

 

올해는 허리와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다가 이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월드스타로 부상했다. 우승상금 189만 달러(약 21억3000만원)를 획득하며 ‘돈방석’에도 앉았다. 세계 골프랭킹도 28위로 껑충 뛰었고, 특히 5년간 투어 시드를 확보하는 큰 수확을 거뒀다.

 

소그래스 17번 홀과 김시우의 집게 그립(작은 사진)© PGA 제공

 

바꾼 ‘집게 그립’ 퍼팅이 효과 만점

 

사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는 부진했다. 18개 대회에 출전해 7번 컷오프, 4번 기권했다. CIMB 클래식에서 공동 10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유는 허리 부상 탓이다. 겨울 기간에 몸 관리를 잘못한 게 원인이다. 그는 겨울에 한국에서 친구들과 만나 노느라 그랬다고 밝힌 바 있다. 추운 날씨도 한몫했다. 허리가 아프면 스윙이 망가지는데 그도 모르게 스윙이 이상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대회가 대부분 비가 오고 추운 날씨 속에서 열린 것도 부진에 한몫했다. 어떻게 극복했을까. 그는 “처음에는 작년보다 나은 성적을 기대했다가 추락하니까 우울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연습에 매달린 게 특효였다. 코치 션 폴리와 아버지께서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마사지사를 따로 고용해 몸을 관리했는데 지금은 다 나았다. 마침 허리 통증이 완치되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밝혔다.

 

최종일 중장거리 퍼트를 놓치지 않았고, 3m 이내의 퍼트는 모두 넣었다. 그립을 바꾼 덕이다. 바로 ‘집게 그립’. 그가 집게 그립으로 바꾼 것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아버지가 “잘하는 선수가 하는 거라면 한번 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했던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1주 정도 연습하고 텍사스오픈에 나가서 처음 실전에서 해 봤더니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긴장될 때 특히 효과 만점이었다. 견고하고 편했다.

 


두둑한 배짱에 두뇌플레이 뛰어나

 

최경주의 조언도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최경주 선배가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 주셨다. 코스 설명은 물론이고 앞서고 있을 때와 추격할 때 플레이 요령 등 경기운영 방법도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사실 우승까지는 생각 못했다. 준우승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상위권 10명은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골프장이다. 2등은 확실히 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우승을 했다. 김시우 선수는 참 단단한 선수다. 평소에도 자주 연습라운드를 요청하는 연락이 온다. 그러면 함께 라운드하면서 다양한 조언을 해 준다. 다시는 웹닷컴 투어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끼리 한국말 쓰면서 웃고 얘기하고,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이겨내고 있다. 덤비지 말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라고 조언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시우는 위기상황을 절묘하게 극복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4번 홀(파4)에서 티샷 한 볼이 우측으로 밀리면서 카트 도로 위에 떨어졌다. 벌타 없이 드롭해 볼은 러프에 놓였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268야드. 2온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그는 드라이버를 꺼냈다. 러프를 떠난 볼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린 위에 가볍게 올라갔다. 주변에 운집한 갤러리들의 탄성이 터졌다. 파로 마무리했다. 사실 그는 평소 연습할 때 맨땅에서 드라이버를 치기 때문에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를 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또한 ‘볼 먹는 하마’ 17번 홀(파3) 아일랜드 그린에서 그는 파를 잡았다. 그런데 멘털이 재미있다. 그는 “핀(깃대)이 없다고 생각하고 쳤다. 핀 위치를 염두에 두지 않고 티샷을 했더니 실수가 나오지 않더라”고 밝혔다. 나이에 비해 두둑한 배짱을 지닌 김시우는 코스매니지먼트에 대한 두뇌플레이가 뛰어나다. 앞으로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된다. 

 

 

359야드 날린 김시우의 비밀병기는? 

 

김시우의 비밀병기는 테일러메이드 올 뉴 M1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P770&P750 투어 프로토 아이언, 올 뉴 TP5x볼이다. 올 뉴 M1 드라이버는 2016년 버전보다 더 긴 비거리와 높은 관용성, 완벽해진 셀프튜닝으로 모든 골퍼들에게 업그레이드된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이상적인 드라이버로, 한층 더 향상된 카본 소재와 저밀도 소재인 9-1-1 티타늄을 보디에 사용해 헤드 무게를 감소시켜 이전 제품보다 2배 이상 가벼워졌다.

 

그리고 감소된 무게를 통해 27g의 무게 추(전방 트랙 15g, 후방 트랙 12g)가 장착된 새로운 공기역학적 T-트랙 시스템을 탑재했다. 재설계된 후방 트랙은 길이가 12.7mm로 길어지면서 더욱 다양하고 완벽한 셀프튜닝을 제공해 더 많은 탄도와 스핀 조절이 가능해졌다. 올 뉴 M1의 무게중심은 이전보다 더욱 낮아져 향상된 볼 스피드를 제공함과 동시에 높아진 관용성과 완벽해진 셀프튜닝으로 개선된 비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 PGA 제공

올 뉴 M1 페어웨이우드는 6겹의 카본 소재를 사용했고 450 스테인리스 스틸 보디에 고반발의 Ni-Co C300 페이스를 정밀하게 설계해 향상된 비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우수한 관용성을 제공하기 위해 스피드 포켓을 장착했고 슬라이딩 웨이트 시스템을 중앙에 탑재해 무게중심을 후방 낮은 곳에 배치했으며 트랙의 길이를 최대화해 힐부터 토우 간의 무게중심 이동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면서 좌우 셀프튜닝이 향상됐다.

 

김시우가 사용한 P770과 P750 투어 프로토 아이언은 상급자 골퍼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제품으로, 테일러메이드만의 진보된 기술력을 적용해 우수한 관용성과 타구감으로 한층 더 향상된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P770은 독특한 포지드 1025 카본 스틸을 적용한 페이스와 호젤, 정교하게 깎아낸 페이스와 그루브가 특징으로 기존 아이언보다 더욱 높은 관성 모멘트를 갖고 있어 기복 없는 안정된 볼 스피드와 업그레이드된 관용성을 제공한다.

 

P750도 1025 카본 스틸을 적용했고, 헤드 뒤쪽에 얕은 캐비티를 탑재, 고도의 정밀한 백 캐비티와 페이스, 그루브를 위해 CNC밀링을 거쳐 설계됐다. 캐비티는 별도의 추가 밀링 과정을 통해 다듬어 페이스의 두께와 무게중심의 위치, 중량 분배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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