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따뜻하게 하는 약재로 체질 개선
  • 김철수 가정의학과 전문의·한의사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0 17:51
  • 호수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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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의 진료 톡톡] 평생 반복되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 거의 사라져

 

어릴 때 태열이라는 유아습진이 있으면 크면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바뀌고 소아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사춘기가 되면서 나아진다. 성호르몬이 풍부해질 때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코티솔이 면역계에 충분하게 작용해 알레르기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다. 이렇게 알레르기성 질환이 약해지거나 없어진 상태에서, 즉 성 기능이 왕성하고 코티솔 분비가 충분할 때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질환이 없어진 것 같은 상태로 지내다가 여자 나이 35세, 남자 40세가 돼 성 기능이 떨어지면서 다시 알레르기성 질환이 조금씩 악화된다. 브래지어가 닿는 부위에 새롭게 발진이 생겨 체질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질환은 성 기능이 약해질 때 코티솔도 부족해지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덩달아 심해지는 것이다.

 

© 시사저널 임준선

 

체질 개선은 최소 100일 치료

 

알레르기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코티솔의 기능이 부족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질환 중에서도 몸이 열(熱)한 경우는 천식이 많고, 냉(冷)한 경우는 비염이 많다. 몸이 열하면 부교감신경이 쉽게 흥분돼 기관지가 수축되고 천식이 생긴다. 더위를 잘 타는 사람은 조금만 더워도 기관지가 수축되므로 가슴이 답답해져 찬바람을 쐬려고 한다. 반대로 몸이 냉하면 교감신경이 쉽게 흥분돼 기관지는 확장되지만 분비물이 많아져 콧물이 잘 생긴다.

 

Y대표는 쉰 살을 넘겼는데도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 중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몸에 종기도 잘 생긴다. 당뇨병이 있는 것과 종기가 잘 생기는 것도 교감신경이 잘 흥분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에 주로 사용하는 소청룡탕을 기본으로 신(腎)을 보하는 육미지황탕의 성분을 합해 치료에 사용했다. 소청룡탕을 분석해 보면 코를 말리는 항히스타민제의 기능이 있는 목련꽃과 계피와 말린 생강과 같이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성분이 주된 약이다.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약도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약도 같이 들어 있다. 코 막히는 증상이 없을 때는 교감신경 흥분약을 줄이거나 빼야 한다. Y대표처럼 나이가 있거나 다른 이유로 신(腎)의 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보신(補腎)을 겸해 치료해야 한다.

 

체질을 개선하려면 100일 기도를 하듯이 적어도 100일은 기본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치료로 증상 회복이 바로 나타났지만 Y대표는 이런 이유를 이해하고 100일 이상 열심히 복용했다. 1년이 지난 올봄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했는데도 알레르기 비염이 재발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피부도 고와지고 당뇨도 안정됐다. 알레르기가 완치되는 병은 아니지만 이렇게 치료하면 증상이 거의 없어진 상태로 오랜 기간 지낼 수 있다. 여기에다 나이가 더 들면 열이 뜨면서 몸이 건조해지고 비염은 자연적으로 약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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