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개방하면 '밀양 은어' 돌아올까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press.com)
  • 승인 2017.06.26 08:5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양시, 정부의 4대강 보 개방 정책에 기대감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개방 지시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이 급물살을 타면서 정치권에서도 관련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 일원에 그동안 물길이 막혀 회귀 못했던 은어 등 ‘회귀어종’의 부활이 기대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최근 “낙동강을 비롯한 강 하구의 생태계 복원을 위해 ‘하구의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뒤 입법 준비에 한창이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올들어 기회있을 때마다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해 2025년까지 완전히 열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로부터 4대강의 수량과 수질 통합 물관리 권한을 넘겨받게 된 환경부도 낙동강 하구 3차 모니터링 용역을 조기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낙동강 하굿둑의 개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밀양시와 어민들은 28년 전 사라진 '밀양은어'의 부활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밀양은어’는 지난 1987년 낙동강 하구둑이 완공되면서 바다와 강을 오가 던 회귀어종인 장어, 가시고기, 웅어 등 토속 민물 어종 등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은어는 강가에서 10월 무렵 알에서 부화해 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보낸 후 4~5월쯤 태어난 강가를 거슬러 올라와 9~10월까지 서식한다. 이 때문에 과거 9~10월이면 밀양강에선 은어가 넘쳐났다.

밀양시 농업기술센터 최인택 주무관은 “과거 여름이면 밀양강을 비롯한 지역 강엔 은어가 떼를 지어 다니며 장관을 이뤘다”면서 “그러나 낙동강 하굿둑이 설치되면서 수백 년간 밀양을 대표해온 은어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박일호(오른쪽 세 번째) 밀양시장과 이종숙(왼쪽) 농업기술센터 소장, 주민 등과 낙동강수계 삼랑진에서 정착성 어류인 메기치어 8만여 마리와 잉어·붕어 치어 17만7000여 마리를 방류했다. ⓒ 밀양시 제공

 

 

밀양 은어는 ‘금은 빛깔’을 자랑한다. 청록의 색이 도드라지는 다른 지역의 은어와 달리 짙은 은회색을 띠고, 아가미 주위에는 강한 금빛을 발한다. 그 신선도와 향미를 인정받아 조선시대에는 우수한 토산공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엔 ‘밀양은어’의 값어치가 높아 건조시킨 은어를 일본과 만주 등지로 수출했다. 잡아들인 양이 수천톤에 이른다고 전해지고 있다.

 


‘밀양은어’ 자취 감췄지만 밀양강서 은어 체험행사 계속돼

밀양 은어가 유명했던 것은 밀양강에 조밀하게 자리 잡은 바위와 깨끗한 이끼가 은어서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덕에 밀양은 은어의 대표 산지로서 특색 있는 음식과 문화를 이어올 수 있었다. 지금도 밀양강을 끼고 있는 가곡동 용두목과 산외면, 단장면 등 전문음식점에선 은어회나 은어튀김 등 은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현재 밀양 내 은어 어획량에 대한 집계는 따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밀양지역 내 양어장에서 양식이 이뤄지고 있긴 하나 음식점에 제공되는 수준의 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양시는 ‘밀양은어’의 자존심만은 내려놓지 않았다. 수십 년 전부터 은어치어 방류사업과 양어장 증설 등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또 해마다 아리랑대축제 기간에 ‘은어잡기체험’을 했다. 올해는 3일 동안 은어 1만8000마리(1500kg)를 투입했다. 여기에 6000여명이 참여해 인기를 끌었다. 밀양시가 ‘밀양은어’ 명성을 되찾으려는 이유다.

밀양시는 ‘밀양은어’ 명성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먼저 낙동강줄기를 따라 어로를 재정비하고 은어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환경부 등 관력 기관과 환경단체들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또 ‘밀양은어’ 활성을 위해 지역 양어장을 중심으로 어업계를 꾸려 시와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자본 충당과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공산업(식품), 지역메뉴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밀양 삼랑진읍 낙동가 유역의 한 어부는 “밀양 은어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낙동강 하구둑 개방과 은어가 회귀할 수 있는 어로,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라면서 “수십 년 전부터 치어 방류사업과 양어장 증설 등의 노력을 이어오고 있어 그 성과를 낙동강 하구둑 개방에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업이 진척을 보이면 은어를 상품으로 하는 지역메뉴 개발에도 착수해 은어국수, 은어 밥 등 지역 먹거리를 개발해 관광객의 오감만족을 이끌고, 타 주산지와 차별화된 가치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양시는 이와 함께 낙동강에 토속어 치어를 지속적으로 방류하며 토속어종 관리에도 힘 쏟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 22일 밀양시 관할 낙동강수계 삼랑진에서 어민 및 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낙동강 토속어 치어방류 행사’를 가졌다. 이날 어업인이 가장 선호하는 정착성 어류인 메기치어 8만여 마리와 잉어․붕어 치어 17만7000여 마리를 방류했다. 낙동강 하굿둑이 개방되면 은어 치어도 방류할 계획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