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준 서예 작가 표절 의혹 파문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7 12:56
  • 호수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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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준, ‘공개토론회’ 열어 본지 보도 전면 부인…표절 의혹 제기 김정환 “반박자료 낼 것” 맞서

 

표절 시비에 놓인 원로 서예가 소헌(紹軒) 정도준 작가와 정 작가의 전시를 진행한 예술의전당 측이 6월14일 보도된 시사저널의 ‘[단독]원로 서예가 정도준, 후배들 작품 표절 의혹’ 기사에 대해 6월21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표절 논란에 대한 공개토론회’는 의혹 당사자인 정도준 작가와 5월12일부터 6월11일까지 열린 《소헌 정도준전(展)》 전시를 담당한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 큐레이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표절 의혹을 제기한 서예가 김정환·장세훈 작가와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 홍상문 한일현대미술작가회장 등은 이날 불참했다. 김정환 작가는 “토론회가 되려면 상호 간의 일정 조정이 있었어야 하는데 예술의전당 측에서 일방적으로 평일 낮으로 시간을 잡아 통보했다”며 “나도 직장인이고 박영택 교수도 평일에 수업이 있어 참석할 수 없었다. 홍상문 회장은 토론회 전날 오후에야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불참하면서 토론회는 사실상 정도준 작가와 이동국 큐레이터의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됐다.

 

6월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소헌 정도준 작가(오른쪽)가 자신을 둘러싼 작품 표절 의혹에 반박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이날 정 작가는 자신의 작품 《천지인(天地人)》과 《태초로부터》 시리즈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본지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반박 입장을 밝혔다. 정 작가는 장세훈 작가의 2005년 작품 《천지인》 표절 의혹에 대해 2004년 독일 전시회 도록(圖錄)에 실린 자신의 작품 《천지인》 사진을 보여주며 “오히려 장 작가의 표절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정환 작가의 2016년 작품 《묵음(默吟)》을 표절한 의혹을 받고 있는 《태초로부터》에 대해선 “20여 년간 한글 자음의 기호성을 연구해 온 작업의 연장선상”이라며 “그림을 그린 김정환 작가 작품과는 근본적인 출발점부터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표절 쪽에 무게 두고 있다” 보도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표절 논란에 대한 다수 언론매체의 보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는 이날 토론회에 대해 “정도준 작가와 예술의전당 측이 반박 입장을 소개하는 ‘반쪽좌담’에 그쳤다”며 의혹에 대한 정 작가의 해명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채널A’는 “작품의 표현방법과 구성이 모두 같은 상황에선 누가 먼저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전하며 “전문가들은 일단 표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도준 작가는 토론회 자리에서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행위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면서도 김정환 작가 등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 대한 법적 대응엔 “정말 마지막에 갔을 때 고려하겠지만 거기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김정환 작가를 비롯해 정도준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한일현대미술작가회는 6월15일 ‘정도준의 김정환 작품 표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문을 낸 데 이어 추후 또다시 공동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6월말로 예정돼 있는 정 작가의 경남 진주 전시회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추가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다. 김 작가는 “정도준 작가의 이번 토론회에 대한 재반박 자료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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