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위도 인공지능으로 쫓는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9 15:01
  • 호수 14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자·음료·유통·패션 업계 등 기업들의 ‘여름 특수’ 사냥

 

올해도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특히 올해는 5월 초순 기온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5월부터 에어컨·선풍기·맥주·보양식 등 여름이 성수기인 제품들의 매출이 일제히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한 대형마트에서는 5월 한 달간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6.2% 급증하면서 전체 상품군 중 매출 1위를 차지했고, 매출이 28.5% 증가한 맥주가 2위에 올랐다. 통상 6월부터 시작되는 ‘여름 특수’가 한층 앞당겨진 것이다. 여기에 발맞춰 기업들은 ‘여름철 손님 모시기’를 위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음료업계, 여름용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 선봬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단연 여름철이 최대성수기인 식음료업계다. 앞다퉈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여름 대목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동서식품은 여름 한정판 ‘카누 아이스 블렌드’를 출시했다. 산미와 과일향이 특징인 케냐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해 깔끔하고 청량한 맛을 살린 제품이다. 여름에만 판매되는 만큼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최적화돼, 찬물에서도 카누 특유의 맛과 산뜻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뜨겁게 마셔도 맛과 향은 유지된다. 지난해 ‘카누 아이스 블렌드’는 발매 1개월 만에 완판을 기록한 바 있다. 기존 카누의 고급스러운 맛에 여름과 어울리는 청량한 맛을 더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이 일제히 ‘여름철 손님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 각 기업 제공

SPC그룹이 운영하는 던킨도너츠도 여름을 앞두고 콜드브루 커피 4종을 내놨다. 찬물에 15시간 이상 추출해 부드럽고 은은한 맛과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던킨도너츠 매장에서는 찬물만 더해 콜드브루 고유의 부드럽고 풍부한 보디감을 느낄 수 있는 ‘콜드브루 아메리카노’와 우유의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콜드브루 라떼’, 여기에 달콤한 꿀을 더한 ‘콜드브루 허니라떼’ 등을 만날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또 원액인 ‘콜드브루 보틀’도 출시했다. 물이나 우유에 희석시켜 언제 어디서나 콜드브루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의 인기상품을 리뉴얼하는 전략을 세웠다. 최근 출시한 ‘칠성 스트롱 사이다’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의 탄산가스 볼륨은 일반 칠성사이다보다 30% 정도 높다. 강렬한 탄산으로 젊은 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또 제품 라벨도 에메랄드색과 은색을 사용해 가독성과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롯데칠성음료는 또 ‘마운틴듀’의 패키지 디자인을 11년 만에 새로 단장키도 했다. 새 라벨 디자인은 강렬한 블랙 컬러를 주 배경색으로 사용하고 거친 느낌을 주는 서체를 적용해 마운틴듀 브랜드 가치인 역동성과 짜릿함, 카리스마를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도 1995년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우유 속에 바나나과즙’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인 레드바나나를 함유한 것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이 원산지인 레드바나나는 주로 산지에서 유통돼 국내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이색 과일이다. 그런 레드바나나를 가공우유에 함유한 것은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유업은 오직 레드바나나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향긋함과 달콤함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리뉴얼 제품과 신제품을 함께 내놨다. 기존 제품인 ‘하이트 엑스트라콜드’의 도수를 기존 4.3%에서 4.5%로 조정해 페일 라거 본연의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강화했고, 라벨 디자인도 변경했다. 새 라벨은 제품명을 제외한 기존의 인포그래픽 요소를 모두 제거해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또 최근 발포주인 ‘필라이트’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아로마호프와 맥아,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깔끔한 맛과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한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여름용 상품은 통상 매년 6월에 출시되는데, 지난해에는 5월부터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했던 식음료업체들이 적잖이 낭패를 봤다”며 “이 때문에 올해는 이르면 4월부터 신상품을 내놓는 등 한발 빨리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혁신 냉방제품 내세워 적극 홍보

 

전자업계도 경쟁적으로 혁신적인 냉방제품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풍에어컨’으로 이번 여름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스피드 냉방’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온도까지 신속하게 도달한 뒤, 에어컨 전면의 2만1000여 개 ‘마이크로 홀’을 통해 균일하게 냉기를 뿌려주는 ‘무풍 냉방’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실내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냉방·청정·제습·무풍 등 기능을 변경하는 ‘스마트 쾌적’과, 수면 패턴에 맞는 온도와 기류를 제어하는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로 전기료는 최소화하면서 이상적인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유통·패션에 가발업체도 여름철 고객 모시기

 

이에 LG전자는 업계 최초로 딥러닝 인공지능을 탑재한 ‘휘센 듀얼 에어컨’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엔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 ‘딥씽큐’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케어’ 기능이 탑재됐다. 이를 통해 공간학습 인체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 환경을 감지하고 사람의 위치와 수를 파악해 냉방 공간, 냉방 모드, 공기청정 가동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시원한 바람을 내보내는 쾌속냉방 구간에서는 실내 전체를 냉방할 때보다 최대 20.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또 실내 온도와 습도가 사람이 쾌적하게 느끼는 수준에 도달하면,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알아서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이외에 유통·패션업체는 물론, 가발 전문기업도 여름철 고객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마트는 최근 워터스포츠 용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플라밍고(홍학) 튜브’나 ‘랍스터 튜브’, ‘오리 튜브’ 등 동물튜브를 해외 직수입으로 준비했다. TV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인기몰이를 한 동물튜브는 현재 물놀이용품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또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30여 종의 러빙홈 쿨 침구류도 선보였다. 대표적인 인기상품은 쿨링 원단을 사용한 이불·베개커버·쿠션·방석 등이 있다.

 

아웃도어 모자 전문 브랜드인 불레부는 여름용 제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여름철 대표 상품인 와일드메쉬는 윗부분은 통기성 좋은 메쉬 소재를 사용하고, 챙 부분은 UV차단 원단을 사용해 햇빛을 효과적으로 가려준다. 안쪽에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땀을 효과적으로 배출하고 챙을 자유롭게 올리고 내릴 수 있다. 또 다른 여름용 상품인 칼릭스는 시원한 착용감이 장점인 천연소재 페도라가 사용됐다. 이는 머리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한여름에 가장 시원하게 쓸 수 있다. 두 제품은 모두 골프나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캐주얼하게 착용할 수 있다.

 

‘가발 명가’ 하이모는 여름철 건강한 두피관리를 위한 두피 마사지 전용 제품 ‘바이탈 스캘프 토너’를 내세우고 있다. ‘바이탈 스캘프 토너’는 두피의 묵은 각질을 제거하고 손상된 두피를 회복시키는 제품이다. 두피 진정은 물론 두피에 쿨링감을 선사해 여름철 두피 관리에 특히 좋다는 설명이다. 또 강한 살균 효과가 있는 유칼립투스 추출물과 피부 탄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석류 추출물이 함유돼 있어 두피를 정화해 주고 건조한 두피를 촉촉하게 해 준다. 특히 빗 모양의 전용 헤드가 탑재돼 있어 효과적으로 두피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