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사다리’ 운동을 아시나요?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6.30 09: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 서북로타리클럽, ‘사상희망의사다리’에 장학금 지급

‘희망의 사다리운동’을 아는 이는 아직도 그리 많지 않다. 2005년부터 전국의 일선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기초기관, 복지기관, 시민단체, 초등학교·중학교 등이 합심해 그 지역의 소외된 아동·청소년들을 보듬어 주는 운동이다,


아동들이 더 이상 밥을 굶어 건강을 잃지 않고, 치료 받지 못해 아파하지 않고, 사랑받지 못해 외롭지 않고, 공부하지 못해 꿈을 포기하지 않게 주위에서 보탬을 주고 있다. 이 운동은 특히 계층 간 사교육 양극화를 줄이고, 예·체능 등 사교육 수요가 높은 교과에 집중 대응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북부교육지원청의 ‘희망의 사다리운동’ 본부로 ‘꿈 장학금’이란 큰 선물이 들어왔다. 국제로타리 3661지구 부산 서북로타리클럽이 북부교육지원청 이영수 교육복지조정자에게 ‘꿈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한 것이다. 서북로타리클럽의 장학금 지원은 지난 2015년부터 사상구희망사다리 네트워크와 연계해 매년 이어지고 있다.  

 

김태영 사상구희망사다리 공동회장(왼쪽)​과 이성호 부산 서북로타리클럽 회장 등 로타리클럽 관계자들이 6월27일 회장 이·​취임식과 겸해 ‘꿈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시사저널 김완식

 

이 같은 ‘희망의 사다리운동’은 부산교육청 산하 5개 교육지원청 별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부산에선 2005년 12월16일 해운대구 반송동 지역에 먼저 시작됐다. 해운대교육지원청과 초등학교·중학교 7개교, 시민 단체 등 총 15개 기관·단체가 모여 소외 아동·청소년을 챙기기 시작했다.

 

 

취약계층 청소년 보듬는 사다리운동 후원만 400여 명

 

북구교육지원청은 지난 2006년부터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하나로 ‘금곡·화명지역’ ‘덕천·구포·만덕지역’ ‘사상지역’ 3개 지역으로 나눠 유관기관과 연계해 ‘희망의 사다리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엔 지역의 48개 초·중학교와 22개 기관이 참여해 탄탄한 안전망을 구축해 두고 있다. 이들은 연말 ‘사랑과 나눔을 위한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아동·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이들 북부지역 3개 '희망사다리' 조직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곳은 사상지역이다. 이곳에는 400여 명이 후원자로 나서 취약계층의 아동·청소년을 돕고 있다. 지난 한해엔 1억850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돼 모라종합사회복지관 등 3곳의 복지관을 통해 아동에게 지원됐다.

여기에 9개의 일선 학교와 복지기관의 복지사들이 ‘사상구희망사다리네트워크 실무기관’을 구축해 돌봄이 필요한 아동·청소년들에게 교복지원, 용돈지원, 의료비 지원, 긴급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아동·청소년 선정해 맞춤형 도움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들 실무진들은 아동·청소년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며 그들의 생활상까지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배경엔 국제로타리 3661지구 부산 서북로타리클럽이란 ‘큰 버팀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북로타리클럽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내놓고 아동·청소년아동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부산 서북로타리클럽과 사상희망의사다리를 묶은 이는 다름아닌 김태영(52) 사상구희망사다리 공동회장이다. 전임 서북로타리클럽 회장으로 활동했던 김 회장은 사상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복지사로 근무하는 아내로부터 ‘사상희망의사다리’ 소개를 받고 처음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전자전기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주)오성시스템 대표가 됐지만, 어릴 때는 부산 해운대구 반송에 살았다. 당시 반송은 빈곤계층이 수두룩한 부산의 대표적 빈촌이었다. 늘 배가 고팠고, 초등학교 다닐 때는 입고 갈 옷이 없어 어머니에게 매달려 울 때가 많았다는 게 김 회장의 회상이다.

 

남다른 유년시절을 보낸 탓에 그는 교육복지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북부교육청과 서북 로타리클럽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 서북 로타리클럽은 회원 개인 후원자가 재능이 있는 아동을 지원하는 ‘꿈장학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또 회원들이 경영하는 각 사업장을 방문하는 ‘직업체험’을 통해 아동들에게 직업의 다양성을 일깨워 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밥상머리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 김태영 회장은 “‘밥상머리 교육’이란 단칸방에 거주하는 아동을 발굴해 후원자와 정기적으로 만나 식사를 하면서 식사 예절부터 아동의 미래설계를 조언해주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제43대 회장에 취임한 이성호 회장도 사상희망의사다리에 애착이 크다. 이 회장은 “기존의 사회봉사활동에는 봉사처를 못 찾거나 단순지원이 많았는데 ‘사상지역 희망의사다리 네트워크’를 통해 현장의 사회복지사 또는 교육복지사들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러면서 “앞으로 직업체험, 장학금 지원, 밥상머리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북부교육지원 김대성 교육장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통합적인 교육복지를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자란 것 같다”며 “여러 후원자와 서북로타리클럽의 지원이 사상지역의 사회안전망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