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욱 칼럼] 어깨가 아플 때 골프를 쳐도 되나?
  •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3 15:3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위에 어깨가 아픈 사람이 아주 많다. 어깨가 아프면 골프 치는데도 지장이 많이 생긴다. 스윙도 제대로 안 되고 비거리도 줄어서 고민이기도 하지만, 가장 걱정되는 것은 골프를 못 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거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깨통증의 경우 골프를 과하게 쳐서 생기는 경우보다는 다른 원인 때문인 경우가 많아서 골프를 쉬어야 하거나 못 치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 사진=Pixabay

 

1. 어깨통증이 생기는 원인

 

어깨가 아픈 원인은 크게 어깨관절의 문제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의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어깨관절 문제는 흔히 ‘오십견’이라고 부르는 질환인데, 의학적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글자 그대로 어깨 관절낭이 붙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팔을 만세 하듯이 올려서 귀에 붙여보면 문제가 있는 팔이 귀에 안 붙고 통증도 있다. 오십견의 경우 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백스윙할 때, 피니쉬에 제한이 있고 스윙 폭이 줄어들어 비거리도 짧아진다. 멋진 스윙폼을 자랑하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끔은 억지로 스윙을 크게 하려다가 어깨에 통증이 와서 한참 동안 어깨를 부여잡고 주저앉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 힘줄의 문제는 흔히 ‘회전근개 손상’이라고 부른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회전시키는 근육 4개를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힘줄이 닳아서 염증이 생기고 파열되는데, 심한 경우 끊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힘줄이 다치면 주로 멀리 있는 물건을 집을 때 어깨에 급격한 통증이 와서 ‘악’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골프할 때는 팔을 회전시키는 힘이 떨어져서 스윙을 힘차게 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골프백에서 클럽을 뽑을 때 어깨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2. 두 가지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어깨통증의 원인이 관절 때문인지 힘줄 때문인지 진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 봐도 정확한 진단을 하기가 까다로운 경우도 있고, 가끔은 두 가지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한다. 물론 전문가를 찾아가면 정확한 진단이 되겠지만, 집에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도와주는 사람이 뒤에서 팔을 올려보자. 오십견은 관절이 유착되어 운동범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팔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통증이 생기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회전근개 손상은 통증 때문에 못 올리는 것이지, 도와주는 사람이 팔을 잡고 천천히 올려주면 통증이 있는 각도를 지나면 통증이 없어지고 팔이 끝까지 올라간다. 

 

 

3. 어깨통증,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십견은 평균적으로 1년 반 정도 지나면 대부분 회복되는 자가회복질환(self limited disease)이다. 한마디로 ‘지나가는 병’이다. 굳어있던 관절도 세월이 흐르다보면 나도 모르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치료 방향도 관절의 운동범위보다는 통증을 줄이는 쪽으로 잡고, 관절이 굳은 것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차차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회전근개 문제는 수십 년간 힘줄이 닳아서 생기는 질환이므로 앞으로 계속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소위 ‘진행하는 병’이다. 그러므로 치료 목표도 앞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좋다.

 

 

4. 집에서 도움이 되는 마사지

 

어깨통증에 가장 도움이 되는 마사지는 ‘전거근 마사지’다. 전거근(앞쪽톱니근육)은 겨드랑이 아래쪽에 톱니 모양으로 있는 근육으로 어깨의 위치와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근육이다. 평상시에 손으로 전거근을 마사지하면 어깨가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손가락 끝으로 전거근을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쓰다듬듯이 마사지하면 된다. 처음에는 살살 만져도 아프지만, 2주 정도 마사지하면 통증도 없고 전거근의 기능도 좋아진다.

 

어깨통증 때문에 골프를 치는 데는 불편하지만, 골프가 어깨통증을 악화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따라서 비거리를 조금 양보하고, 스윙은 아프지 않은 운동범위 내에서 줄여 한다면 골프를 즐기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골프를 했더니 어깨통증이 더 심해졌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