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 밀양서 국립민속박물관 기획展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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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립박물관, 선비들 평생 간직한 이상향 ‘밀양, 선비를 그리다’ 전시

조선시대 선비들이 평생 간직한 이상향을 담은 이색적인 옛 그림과 벼루, 필통 등 선비와 관련된 유물 13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밀양에서 열리고 있다. 

경북 안동과 함께 영남지방 2대 유향(儒鄕)이었고, 춘정 변계량과 점필재 김종직의 고향이었던 밀양에서 조선시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획전시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밀양시립박물관(밀양시장 박일호)이 7월4일부터 8월 말까지 밀양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는 ‘밀양, 선비를 그리다’가 주인공이다.  
 

4일 전시회 개막식엔 ​박일호 시장을 비롯해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손정태 밀양문화원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전시 작품들을 관심있게 살펴봤다.
 

앞서 밀양백중놀이 인간문화재인 하용부·박동영 선생이 공연팀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 ‘밀양 신선바위학춤’과 국가무형문화제 제68호인 ‘밀양백중놀이 양반춤’을 시연하며 밀양지방 선비들의 멋과 풍류를 소개했다.

 

 

밀양백중놀이 인간문화재인 하용부(오른쪽), 박동영(왼쪽) 선생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밀양시 제공

 

 

선비와 관련된 그림·유물 130점 전시 

이번 특별전 ‘밀양, 선비를 그리다’는 집안에서는 부모에게 효(孝)를 다하며, 세상에 나가서는 자신의 도(道)를 실현하는 한편, 아름다운 산수(山水)를 벗 삼아 고고한 정신을 일깨우고자 한 선비들의 이상과 정신, 선비의 일생과 함께한 그림을 주제로 한 전시회다. 

1부 ‘선비, 이상(理想)을 향하다’에서는 유학자(儒學者)로서 기본적인 소양과 자세를 갖추고, 관직에 나가거나 학문 정진과 함께 항상 수복을 염원하면서 유교적 덕목을 실천하는 선비의 모습을 담았다.

이번 전시에선 선비의 하루 생활을 12 등분 해 시간마다 지켜야 할 행동을 적은 ‘일용지결(日用指訣)’을 비롯해 유교적 덕목의 효제충신(孝悌忠信) 등의 문자와 고사를 형상화한 ‘문자도(文字圖)’, ‘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등이 소개된다. 또 밀양에서 충, 효, 열을 모두 실천해 조정에서 탁이(卓異)한 삼강(三綱)이라는 뜻으로 내려진 ‘탁삼재 현판(卓三齋懸板)’과 성종(成宗) 재위 1469~1494 영남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에게 하사한 ‘옥벼루’와 ‘유리병’ 등이 소개된다.
 

평생도 8폭 병풍삼일유가. ⓒ 밀양시립박물관 제공

 

특히 ‘옥벼루’에는 김종직의 옥과 같이 귀한 벗이 벼루임을 뜻하는 ‘필옹옥우(畢翁玉友)’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통해 온 마음으로 학문에 정진하고자 한 밀양의 선비 김종직의 성품을 느낄 수 있다.


2부 ‘선비, 여가(餘暇)를 즐기다’에서는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知者樂水),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는 공자의 말처럼 덕을 기르고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삶을 지향한 선비의 모습을 담았다.

또한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에 위치한 칠탄정(七灘亭)의 빼어난 경치 16곳을 이현환(李玄煥, 1713~1772)이 시를 짓고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 1713~1791)이 그린 ‘칠탄정 16경 화첩(七灘亭十六景畵帖)’과 밀양 추화산 주변의 10경을 그린 ‘밀양 10곡도(密陽十谷圖)’ 등을 통해 선비들이 밀양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며 풍류를 즐겼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밀양시립박물관 김재학 주무관은 “무더운 여름 전시실을 찾은 관람객들은 ‘칠탄정 16경 화첩(七灘亭十六景畵帖)’ 속 선비들이 여가를 즐기는 모습과 자연의 소리를 표현한 영상을 통해 조선시대 선비처럼 자연을 유람하며 여유를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주무관은 또 “밀양시립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민에게 밀양이 선비의 고장임을 알리고, 지역 문화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등 문화도시 밀양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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