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뒷문’, NC ‘앞문’ 잘나가지만 걱정돼
  •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07.06 14:10
  • 호수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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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 3개월 프로야구 팀별 아킬레스건

 

2017 KBO리그가 개막한 지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났다. 팀 성적도 크게 삼등분으로 갈라지고 있다. 선두를 다투는 KIA와 NC는 상위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남은 세 자리를 다투는 SK와 두산, LG, 그리고 넥센은 중위권. 남은 롯데와 한화, 삼성, kt는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물론, 아직 60여 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 그런 만큼 언제든지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점의 극대화도 필요하지만, 단점의 최소화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팀의 아킬레스건을 살펴보려고 한다(성적 기준일 6월29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오른쪽)이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KIA ‘불펜’, NC ‘선발’, SK ‘출루율’ 약점

 

4월12일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는 KIA. 10개 구단 가운데 투타의 조화가 잘된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4.58)은 전체 4위이며, 팀 타율(0.302)과 팀 OPS(0.830)는 모두 1위다. 여기에 백업 멤버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탄탄해진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완벽한 것은 아니다. KIA의 유일한 약점은 불펜이다.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6점대(6.22)에 이르며, 당연히 전체 꼴찌다.

 

구원투수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승계 주자 실점률(IRS)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효과적인 투수 교체를 했다고 할 수 있다. KIA 구원진의 승계 주자 실점률은 44%로 전체 구단 중 가장 높다. 구체적으로 김윤동은 48.3%이며, 임창용은 57.1%, 한승혁은 63.2%를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를 맡았거나 또는 맡았던 선수들의 수치가 높다는 점은 위기의 순간에 믿고 맡길 투수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큰 걱정은 시간이 흘러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의 임창용과 김윤동을 중심으로 한승혁과 심동섭, 박지훈 등이 안정감을 나타내길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NC는 절대 앞서 나가지 않으며 KIA 뒤만 바짝 쫓고 있다. 대부분 야구 전문가는 팀 전력의 50%라고 말해지는 두 외국인 선수(맨쉽 투수와 스크럭스 타자)가 부상에서 복귀하는 때부터 치고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힘이 NC에는 있다. 그렇지만 NC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KIA와 달리 선발투수진이다. NC 구원진은 LG와 함께 유이한 3점대(3.92)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마무리 임창민을 중심으로 원종현, 김진성, 임정호 등이 지키는 승리조 불펜은 가히 상대 팀에게는 ‘통곡의 벽’(아무리 시도를 해도 도저히 뚫을 수 없는 것의 비유)이라고 해도 틀림없다. 그런데 선발진은 다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65. 나쁜 편은 아니지만, 좋은 편도 아니다. 해커와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는 맨쉽이 없는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는 좋은 수치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맨쉽이 복귀한다고 해도 3선발 이하는 불안한 상황.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거나 하면 불펜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원종현(49.2이닝)과 김진성(45.2이닝)은 구원투수 중에서는 송창식에 이어 2, 3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면 시즌 후반 팀 성적이 곤두박질칠 위험성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선발진의 신예들인 구창모, 장현식 등의 어깨가 무겁다. 이들의 활약이 미미하다면, 한국시리즈 직행(시즌 1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홈런군단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SK의 약점은 출루율이다. 팀장타율은 0.463으로 전체 1위. 그런데 출루율은 0.339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이 중요한 이유는 홈런을 펑펑 친다고 해도, 주자가 없는 상황이면 1득점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경기당 득점은 5.29(5위)로, 리그 평균(5.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공격의 첨병 리드오프의 출루율이 낮다. 0.314로, 더 낮은 팀은 kt밖에 없다. 6월초, 도루를 하다가 다친 조용호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힐만 감독은 “집단체제로 조용호 공백을 메울 생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에는 2번 타자도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결국,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 팀 득점력은 물론, 순위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 김상엽 투수코치(왼쪽)와 포수 김태군(오른쪽)이 선발투수 맨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두산 ‘마운드’, LG ‘타선’, 넥센·롯데 ‘백업’ 부진

 

지난해 우승팀 두산은 마운드가 부실하다. 특히, 구원진은 소방수보다 방화범에 어울릴 정도로 참혹한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KIA와 마찬가지로 불펜진에 힘을 보탤 마땅한 카드도 없는 상태다. 어쩌면 선발 보우덴의 합류가 구원진에도 한 줄기 빛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지난해, 약한 불펜을 보완한 것은 강한 선발진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보우덴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진이 지난해만큼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 결과, 약한 불펜이 더더욱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7월에 복귀할 보우덴의 투구가 중요하다. 지난해 18승을 올렸을 때처럼 긴 이닝을 책임지는 투구를 한다면, 후반기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보우덴이 부상 후유증에 시달린다면, 중위권 혼전 속에서 5강 다툼을 펼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과 함께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LG는 타선이 문제다. 특히,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반등할지 주목된다. 마운드의 경우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3.69로 1위이며 구원진은 3.94로 KIA에 이은 2위다. 반면, 공격력은 팀 OPS 0.755로 전체 8위. 특히, 장타력이 0.400(9위)에 그친 것이 크게 눈에 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트레이드가 활발하지 않은 KBO리그 특성상 외부 보강으로 장타력 상승을 꾀하기는 어렵다. 또 히메네스를 교체한다고 해도,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리그 적응 등을 고려하면 무조건 득이 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국, 히메네스가 중심 타자 활약을 펼쳐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더 지적한다면, 도루 시도다. 52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넥센(53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성공률은 0.584에 그치고 있다. 도루가 득점 상승의 옵션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성공률이 0.750 이상이 돼야 한다. 그 아래라면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여기에 올해도 KBO리그는 ‘투저타고’. 리그 평균 경기당 득점이 5.25점인 상황에서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도루는 오히려 득점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벤치의 생각이 바뀔 필요가 있는 셈이다.

 

넥센과 롯데의 약점은 백업 멤버가 두텁지 않은 데 있다. 특히, 넥센은 불펜 층이 얇다. 지난해 세이브왕에 오른 김세현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김상수 외에는 크게 믿을 만한 구원투수가 없다. 김세현 등의 부활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반면, 롯데는 야수진 층이 두텁지 않다. 특히, 내야 백업 선수의 공격력이 약해, 하위 타선은 상대 투수가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느끼는 상황이다. 이래서는 5강 다툼을 펼치기는 어렵다. 한화와 삼성의 문제점은 약한 선발진에 있다. 선발진이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해, 불펜 과부하도 심한 상태. 선발진이 무너져서는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상황이 된다. kt의 경우, 성적보다 미래를 생각할 때다. 젊은 선수를 더 적극적으로 기용해, 팀의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야수진에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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