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천수 모텔'에 배관 설치 특혜 의혹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7.14 17:3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개 '온천수 모텔' 맹탕 온천수 시비 부르기도

 

온천수가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울산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단지에서 '맹탕 온천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온천수의 진위 여부를 앞장서 가려내야 할 울주군이 빗물을 배수하는 시설인 우수관을 온천수 배관 통로로 할애해 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시비까지 낳고 있다. 

 

지난 2002년 온천장 업체들이 지하수와 계곡수를 온천수로 속여 영업하다 울산지검에 적발돼 4명이 형사 입건되기도 한 이곳에 '가짜 온천수' 논란의 불씨가 지펴진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온천수 모텔'들이 공동으로 온천수을 일시 보관하는 집수장 모습. ⓒ 김완식 기자

 

40여개 모텔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등억온천단지내 5개 모텔은 당시 다른 업소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10여년 전 폐업한 '온천수 모텔' 업주와 계약을 맺고 온천수를 공동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온천수 정상 사용" vs "온천공() 가동 안돼"


당시 이들 모텔들이 울주군으로부터 허가받은 온천수의 허용 수량은 120톤. 수치상 한 모텔당 20여톤씩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다. 허가 당시부터 이곳 온천단지에서는 하루 120톤씩 끌어올릴 수 있는 온천이 과연 존재하고 있는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현재 등억온천단지엔 온천공이 6군데 유지되고 있지만 온천수의 양과 질이 예전 같지않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울주군이 이들 모텔에 우수관을 통한 온천수 배관 설치를 허가한 것으로 최근에 확인되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온천수 허가 이전부터 이해 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행정관청이 공공시설을 특정 업체를 위해 일종의 '구분 지상권'을 설정해 주는 특혜를 베푼 격이 됐기 때문이다.

 

울주군 측은 "가로 세로 2m이나 되는 구거(溝渠 도랑) 위 부분에 호스를 고정시켜 연결토록 해 준 게 무슨 문제냐"는 입장이다.

 

 

울주군 "현지 조사 결과 문제 없었다"

 

울주군 산림공원과 노옥희 공원계장은 "온천수 담당 부서에서 협조 요청을 해 왔기 때문에 배관 설치의 효율성을 따져 구거를 통해 얇은 호스 배관 설치를 허가한 것 뿐"이라며 특혜 시비에 불쾌감을 나타냈다.

 

온천수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도시과 도시개발 주무관은 "해당 모텔들은 허용 수량대로 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조사 결과 파악됐다"며 "온천수 모텔들이 기존의 지하수 배관을 끊고 온천수를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반 모텔 업주들은 "주말 성업중인 '온천수 모텔'들이 하루 20톤 밖에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며 "행정관청이 문제가 되는 온천공에서 얼마나 온천수가 올라오는지를 확인하면 드러날 문제를 애써 외면하며 일부 모텔을 감싸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공동 온천수 모텔'이 온천물을 공급받고 있는 온천공은 지난 1980년대 뚫린 등억온천단지 1호공이다.

 

이곳 온천공을 소유한 모 모텔은 10여년 전 폐업했지만 온천공은 그대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7월 수질검사 때 이곳 수질 온도는 26도로, 온천수 기준 25도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등억온천단지엔 논란이 되고 있는 공동 급수 1호공을 비롯해 신불산온천목욕탕이 3곳, 또다른 온천목욕탕이 1곳, '공동 온천수 모텔'과 별도로 V모텔이 단독으로 1곳 온천공을 운용하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