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계곡물 끊기고…오폐수로 멱감는 피서지 현장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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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에…울산 울주군 작천정 계곡 '피서지 명성' 사라질라

 

예부터 울산의 대표 피서지로 유명한 울주군 등억온천단지 작천정 인근 골짜기가 계곡물 대신 오·폐수로 뒤덮이고 있다.

 

중부권의 집중 호우와 달리 남부권에서 최악의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작천정 계곡의 물 공급원인 신불산 정상부터 물이 말랐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을 모르고 작천청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녹조에 오염된 물인지 모른 채 멱감기에 바쁘다. 하천의 위생상태를 챙겨야 하는 지자체는 한시적이나마 입수 금지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이를 방치,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일 뿐 정작 국민 건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작천정 주변 별빛야영장 아래에서 피서객들이 상류가 오염된 물인지도 모르고 멱을 감고 있다. ⓒ 김완식 기자

기괴한 암석들이 곳곳에 자리잡은 작천정 계곡은 경부고속도로에서 신불산과 간월산 등 이른바 영남알프스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울주군 언양읍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여름철마다 수많은 피서 인파가 모이는 곳이다.

 

 

상류부터 물 말라…홍류폭포에도 낙하수 '졸졸'

 

평년 같으면 이때쯤 작괘천(작천정 정자 앞을 흐르는 하천 이름)을 따라 흘러내려 온 신불산 계곡물이 피서객들의 더위를 한번에 가시게 해줄 만큼 넘쳐 흘렀다.

 

하지만 올해는 작천정 계곡에서 1.5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하천 상류부터 물이 말랐다.

 

23일 취재진이 등억온천단지에서 신불산으로 오르는 중턱에 위치한 홍류폭포를 찾았을 때 평소 장관을 연출하던 폭포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몇 가닥 물줄기만 힘겹게 떨어지는 모습만 연출되고 있었다. 주변 주민들은 홍류폭포에서 물이 이처럼 낙하하지 않는 모습은 등억온천단지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등억마을을 지나 작천정 별빛야영장에 이르기까지 하천에는 물길을 찾기 힘들다.

 

더더욱 하천에는 등억야영장 조성과 친수하천 정비 공사가 함께 이뤄지면서 조금씩 밑으로 흐르던 물은 인근 마을 농사를 위해 수로가 일부 변경됐다.

 

신불산 중턱에 있는 홍류폭포에 떨어지는 물이 거의 없는 모습. ⓒ 김완식 기자
계곡물이 끊긴 가운데 하류 쪽 별빛 야영장 반대편 하수구에서 오폐수가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 ⓒ 김완식 기자


울주군청, 피서객 건강 감안 '입수 금지' 시급

 

이렇다보니 작괘천 일대에서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하류 지점인 작천정 인근에 있는 물은 계곡물이 아니라 중간중간 우수관이나 인근 지역에서 흘러나온 오폐수와 다름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작천정 별빛야영장 옆 골짜기에서는 인근 마을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구의 물만 꽐꽐 흘러나올 뿐 계곡으로 이어지는 곳곳에는 녹조 낀 썩은 물만 고여 있었다.

 

4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르는 찜통 더위를 피해 작괘천의 달라진 사정을 모르고 이곳을 찾은 피서객들은 무작정 물에 들어가기 바빴다. 

 

등억온천단지를 산악관광의 메카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중인 울주군은 이같은 실정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울주군 안전건설과 담당부서 관계자는 7월24일 취재진의 물음에 "현장 사정을 알아본 뒤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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