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떨어진 ‘물폭탄’…이재민들 "앞으로 생계 막막해"
  • 차성민 기자 (sisa312@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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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명, 895동 침수…인천시 '재난지원금' 긴급 투입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도로는 침수됐고, 지하철 연장 공사를 하던 노동자들은 고립됐다가 간신히 빠져나왔다. 치매를 앓던 90대 노인은 목숨을 잃었고, 비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반 지하에 사는 서민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비로 가전제품과 집기류 등 집안 살림을 잃고 망연자실이다.  

 

23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인천시 남구 동양장 사거리 도로가 침수돼 있다. ⓒ 독자 이동열씨 제공

 

 

 

물폭탄 맞은 ‘인천’, 사망자 1명 · 895동 침수 

 

지난 23일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하늘에서 말 그대로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은 6시15분부터다. 이날  정오까지 6시간 동안 내린 비는 인천 남구 110mm, 동구 104mm, 부평 92mm, 영종도 85.5mm, 서구 62mm 등이었다.

 

피해는 남구와 남동구에 집중됐다. 지대가 낮은 상습 침체 지역인데다, 갑자기 내린 집중호우로 성인남성의 허리까지 물이 찼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천 남동구 반 지하 주택에서 치매를 앓던 90대 노인이 숨졌다. 지하철 연장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던 노동자 7명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인천지역 저지대 주택과 상가가 잠겨 비 피해를 입은 가구도 895동에 달하는 것으로 24일 집계됐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경인선 구간의 운행도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피해 시민들 “생계 막막한데,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우려

 

인천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인천지역 상가와 반지하 등 서민들이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침수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물건이 떠내려가거나 식당 집기류가 잠겨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인천 남동구 간석역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 김모(59)씨는 “전날 늦게까지 장사를 하고 퇴근한 뒤 인근 상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며 “가게에 나와 보니 물바다였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천 남동구에서 노래방을 하고 있는 상인도 “지하 1층 노래방이 물에 잠겨 양수기를 이용해 배수 작업을 했다”며 “현재까지도 가게가 정리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앞날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이어 “간석역 주변 지형은 저지대로 평소 비가 올 때마다 침수 피해가 발생해왔지만 이번처럼 성인의 허리 높이만큼 비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24일 부평구 관내 진하이빌과 주변 수해현장을 시찰하며 관계자들에게 신속성으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인천시청 제공

 

 

 

인천시 재난지원금 긴급 투입 검토 

 

인천지역에 비 피해가 잇따르면서 인천시가 긴급 재난지원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24일 오전 유정복 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갖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6조에 따른 재난지원금 지원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난지원금은 세대주와 세대원 가운데 사망·부상자가 있는 경우 250만~1000만원이 긴급 지급되고 주택전파와 유실에는 900만원, 반파 450만원, 침수 100만원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시는 또 관련 심의를 거쳐 재해구호기금도 투입할 예정이다. 재해구호기금은 이재민 응급구호비로 하루 8000원씩 최대 일주일간 지급되고 소상공인을 위해 상가 1곳당 100만원의 복구비용도 지원된다. 

 

시는 아울러 서구 아이사드 주경기장을 차량 침수 임시 적재소로 운영하는 복안도 내놨다. 이 밖에 각 실국을 통해 쓰레기 청소, 의료 방역, 자원봉사, 생수 공급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피해 현장을 신속히 복구하고 방역을 철저히 해 후속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해당 자치구와 협의해 각종 지원기금 등이 운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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