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후보 민주당 경선에 출마"…권민호 거제시장 전격 선언
  • 서진석 기자 (sisa519@sisajournal.com)
  • 승인 2017.07.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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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된 지 한 달 만에 이미 3선 포기 공식 선언했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와 맞붙어 보고 싶었다. (홍 전 지사의 사퇴로) 실현할 수 없게 됐지만, 내년 (6월) 선거에 도지사 후보로 나서 도민들의 심판을 받기를 희망한다."  

 

권민호(61) 경남 거제시장이 내년 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권 시장은 2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시장 선거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권민호 거제시장 @ 서진석 기자

지난 2010년과 2014년 두번에 걸쳐 당시 여당 후보로 당선된 권 시장은 현재 무소속이다.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앞둔 지난 4월18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여당 후보로 재선…"3선(選) 포기"

 

10년 정권을 잡아서 채 채우지지도 못하고 국민들의 아픔만 가중시켜 놓고 또 다시 보수가 정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게 탈당 이유였다.

 

배경에는 홍 전 지사와 좋지 않은 감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시·군 지자체장과 회의를 할 때 홍 지사는 마치 시장 군수를 자기 부하 다루 듯했다. 같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처사로 여겨졌다"고 홍 전 지사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권 시장에 대해 최근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입당 반대 성명서를 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서울 세종로에까지 가서 민주당 입당 반대 1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두 번의 재선 과정에서 여당으로 선출된 뒤 정권이 바뀐 지금 다시 여당으로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그의 태도에 대한 반감이 지역 민주당원들 사이에 일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해, 권 시장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에 입당해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3선을 위한 시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열린 시장실·경차 출퇴근 파격행보…"문 대통령에 호감"


그런데 왜 민주당일까. 권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을 얘기했다.

 

문 대통령의 부친과 권 시장의 장인은 한국전쟁 당시 흥남부두 철수 작전때 함께 피란한 인연을 갖고 있다. 거제도로 피란한 문 대통령의 부친과 권 시장의 장인은 그후 한동안 거제에서 이웃으로 함께 살았다. 

 

5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당시 거제시청을 찾았다. 그때 권 시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을 도와줄 것을 부탁받은 뒤, 지금까지 줄곧 '인간 문재인'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따져보면 그의 3선 포기 선언은 이미 지난 2014년 재선에 성공한 지 한달 만에 나온 얘기다. 당시 그는 차기 후보가 선거에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제 민주당으로 입당해 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만큼 향후 그의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이후 시장실을 없애고 경차로 출퇴근하면서 300만원대 반값 아파트 등 갖가지 이색적인 시정을 펴면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권 시장이 지역 정치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고 어떻게 도민들의 마음을 확보해 나갈 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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