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칼 빼드나
  • 김지영 기자 (you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8.21 14:35
  • 호수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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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감사로 각종 비리 정황 드러나…“야당 의원들의 측근들 연루” 의혹도 불거져

 

강원지방경찰청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연구원)의 부실시공 등을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연구원의 일부 비리 의혹에 야당 의원들의 측근들이 연루됐다는 증언도 나와 주목된다.

 

연구원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조사와 연구 및 정책 개발,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을 위해 1984년 설립됐다. 당시 시·도 지자체가 공동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올해 33년째 운영되고 있다. 연구원의 각종 비리 의혹은 이미 행정자치부(행자부·현 행정안전부) 감사를 통해서도 일부 포착된 바 있다.

 

행자부는 올해 초부터 연구원에 대한 대대적인 종합감사를 벌였다. 종합감사 결과는 지난 5월, 118쪽 분량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종합감사 처분요구서’(감사 처분요구서)로 묶였다.

 

 

행자부 감사 통해 부실시공 30곳 드러나

 

본지가 입수한 ‘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행자부는 연구원 감사를 통해 모두 17건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원 직원 3명에게 징계, 6명에게 경고 조치할 것을 연구원에 지시했다.

 

징계 및 경고 조치를 받은 사유를 보면 △허가 없이 다른 기관 연구용역 참여(징계 1명, 경고 2명) △국외 특별연구휴직 대상자 복무현황 관리 소홀(징계 및 경고 각각 1명) △공무국외여행 경비 미반납(징계 1명) 등이다. △복무관리 개선 필요 △예산 편성·집행 부적정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 등 사업 추진 부적정 등으로도 각각 1명씩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처럼 행자부 지적을 받은 사항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연구원 본원 건립 신축공사 추진 부적정’으로 연구원이 ‘기관경고 및 시정’ 조치를 받은 것이다. 연구원은 서울 서초동에서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에 있는 원주 혁신도시로 지난해 12월 신축 이전했다. 부지 3870㎡, 건축연면적 5743㎡로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다. 2015년 6월 착공했고 지난 2월24일 개청식을 가졌다. 신청사 설립엔 모두 160억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이 신청사 건립 과정에 석연치 않은 의문점들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연구원이 신축 건물인데도 창문틀이 어긋나 있는 등 전형적인 부실시공”이라며 “부실 사례가 하나둘이 아니다. 공사가 제대로 안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월24일 당시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왼쪽 네 번째)이 강원도 원주시에서 열린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청사 이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석 제막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실제 행자부 감사를 통해서도 부실시공 사례들이 드러났다. 지하층 슬래브에 균열 현상이 발생했고, 지하주차장 외부 노출부에 물고임 현상 등이 노출됐다. 마당의 바닥 콘크리트 전체가 동결 파손되기도 했다. 행자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실시공 사례만 무려 30곳에 달했다.

 

행자부는 우선 “건립공사 민간전문가에게 위촉 수당을 지급한 것은 부적정하며 공사 감독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비상근으로 업무를 수행한 모 대학 건축학과 교수의 설계 자문료를 비상근 비용으로 책정해 지급할 수 있었다는 게 행자부 판단이다. 그럼에도 연구원이 상근 비용으로 책정해 보수를 지급, 예산 5400만원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대학 교수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지 관리·감독해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뿐만 아니라 공사 감독 및 준공검사 업무 등도 부적정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

 

행자부는 ‘감사 처분요구서’에서 “연구원이 사옥 건립 공사를 민간인에게 모든 책임을 맡겨 예산 낭비 및 조잡, 부실시공, 미시공, 계약변경 방치 등의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준공검사 시 이런 사안에 대해 조치 없이 준공해 대금을 지급하는 등 건립 사업을 소홀히 한 사항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행자부는 연구원 측에 건축마감, 조경 식재 등 일부 시공하지 않았음에도 부당하게 집행된 2200여만원을 회수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조잡, 부실시공, 하자 발생 내역에 대해서도 계약 상대자에게 즉각 하자 보수 공사를 지시할 것을 하달했다. 이 같은 부실시공 의혹에 대해 경찰도 현재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연구원 측에 자료 요청한 상태”

 

이 밖에도 행자부 감사를 통해 연구원은 △연구실적 평가 및 성과관리 체계 개선 필요 △체계적인 연구과제 관리시스템 마련 필요 △외부 강의 등 대외활동 운영 개선 필요 △채용업무 개선 필요 △포상업무 추진 부적정 △근거 없이 지방투자사업 특별회계 예산 편성·집행 △여유자금 운용 소홀 등도 지적받았다.

 

그런데 행자부 감사 결과와 별도로 연구원 안팎에선 현재 야당 재선의원의 측근인 A씨와 또 다른 야당 중진의원의 친척인 B씨가 연구원의 여러 비리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야당 재선의원과 사제지간으로 현재도 친분이 두터운 A씨는 연구원의 승인 없이 외부 용역을 수행해 행자부 감사에서도 여러 차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지자체가 연구원에 의뢰한 과제를 A씨가 본인의 직위를 이용해 자신한테 의뢰한 것으로 꾸며 과제를 수행해 성과금을 독식한 것으로 안다”면서 “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과제를 외부 학회로 빼돌려 사익을 추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A씨에 대해선 논문 대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A씨가 연구원에 근무하던 아무개 박사의 논문을 비롯해 여러 논문을 대필했다는 의혹이 있다. 논문을 대필해 주면서 금전적인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중진의원의 친척으로 알려진 B씨와 관련해선 두 가지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행자부에서 해마다 수행하는 시·도 대상 합동 평가 점수를 조작해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행자부 감사에서 해외 여비를 횡령한 의혹도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제보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이며, 연구원 측에 제보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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