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현역 제치고 不動의 1위
  • 이민우 기자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8 17:47
  • 호수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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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스포츠] 기부 릴레이로 더욱 빛나는 스포츠 스타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정상에 선 스포츠 스타의 인기는 사회적 영향력과 비례한다. 때문에 스포츠 스타의 영향력은 현역일 때 더 크다. 하지만 세계 정상의 무대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이들보다 더욱 빛나는 전직 선수들이 있다. 각종 사회활동과 기부를 이어가며 영향력을 더해 가는 김연아와 박지성의 얘기다.

 

올해 스포츠 스타 영향력 조사 결과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지난해 열렸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같은 큰 스포츠 이벤트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언론 노출이 다소 떨어지는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손연재와 전·현직 야구선수 박찬호·이대호의 영향력이 다소 줄었다. 대신 세 사람의 빈자리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야구선수 이승엽과 배구선수 김연경,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 중인 차범근이 메웠다.

 

김연아 前 피겨스케이팅선수 © 사진=연합뉴스

 

은퇴 후 더욱 빛난 김연아와 박지성

 

올림픽 스타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응답자(45.9%)는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로 ‘피겨 여왕’ 김연아를 꼽았다. 김연아는 2015년 정상에 등극한 뒤 3년째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로 꼽혔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박지성(2012년)과 메이저리거 류현진(2013~14년)으로부터 물려받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김연아의 영향력이 은퇴 이후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은빛 설원(雪原)을 떠나 ‘기부천사’로 탈바꿈하면서 마음씨까지 인정받고 있어서다. 최근까지 공식 기부 내역만 50여 개에 이른다. 현역 시절 우승상금을 전액 기부하기도 했던 김연아는 은퇴 직후인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2015년엔 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어린이 구호 기금으로 10만 달러를 냈다. 김연아가 이렇게 해서 현역 시절부터 기부한 금액은 알려진 규모만 30억원을 넘었다. 비공식 기부까지 더하면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적극 활동하고 있는 김연아는 재능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8월에는 초등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피겨 기초동작을 지도하며 함께 스케이트를 타는 이벤트를 벌였다. 난치성 환자를 돕기 위해 캠페인 홍보와 영상 촬영에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기도 했다. 착한 마음씨에서 나온 ‘일거수일투족’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영향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축구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도 기부 릴레이를 펼치며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 2위(16.6%)에 올랐다. 지난해 3위에서 한 단계 뛰어올랐다.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전달하면 가입할 수 있는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또 박지성 재단으로 불리는 자선재단 ‘제이에스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국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지성은 최근 각종 자선경기를 통해 기부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희비 엇갈린 메이저리거와 태극전사들

 

전·현직 야구선수들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특히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거나 활동했던 전·현직 메이저리거들의 영향력은 올해도 계속됐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 후반기 호투를 보여준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지난해 5위(10.9%)에서 3위(16.2%)로 껑충 올랐다. 올 시즌 22경기 117.2이닝 5승7패 방어율 3.59를 기록 중인 류현진은 특히 후반기 9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2.36으로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도 7위(5.0%)를 기록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당시 국민들의 지친 마음을 미국에서의 선전(善戰) 소식으로 달랬던 박찬호는 11위로 소폭 하락했다. 

‘국민 홈런왕’으로 불리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 또한 메이저리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근 은퇴투어를 펼치며 그라운드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은 5위(9.9%)로 급상승했다. 시애틀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던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로 옮긴 뒤 14위를 기록했다.

 

내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표팀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손흥민이 4위(12.8%)로 영향력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21골(정규리그 14골, FA컵 6골, 유럽챔피언스리그 1골)을 넣어 한국 선수로는 유럽 리그에서 한 시즌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최근에는 챔프언스리그에서도 5호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대회 최다 득점도 경신했다.

 

이 밖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차범근 전 감독이 9위(4.2%)를 기록했다. 차 전 감독은 대표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있다. 비록 10위권 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월드컵 최종예선에 뛰었던 이동국과 기성용도 각각 13위와 1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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