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전격 사퇴, 왜?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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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 2심 공판 시작과 연관성 추측도

삼성전자는 10월13일 오전, 권오현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직후의 깜짝 발표였다. 이건희 회장의 오랜 투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사실상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삼성전자는 충격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퇴로 '리더십 공백 '이란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부재 후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초청이나 방미경제사절단에 삼성전자 대표로 참석하는 등 선장 역할을 해왔다.

 

깜짝 퇴진 발표를 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경영진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작 권 부회장은 자신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퇴의 이유를 밝히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을 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권과 재계 일각에서는 전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심 공판이 시작된 것과 이번 사퇴 결정이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또 권오현 부회장의 퇴진에 따라 그동안 `전문경영인 3각 체제`를 구축해온 윤부근 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M부문 사장 등도 조만간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오래 전부터 용퇴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주변에도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재판 등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고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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