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공익제보자를 마치 범죄자 취급했다”
  • 정락인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7 17:04
  • 호수 1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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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일 前 특전사 3공수여단 헌병대장

 

육군 헌병 내 지휘관의 예산횡령 사건의 물꼬를 튼 사람은 박남일 예비역 소령(46·학군 33기)이다. 그가 황인걸 중령에게 지휘관의 비리 사실을 최초로 알렸다. 박 소령도 인정받는 헌병 장교였지만 이로 인해 진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지난 2월28일 계급 정년에 걸려 특전사 3공수여단 헌병대장(소령)으로 전역했다. 현재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정책보좌관을 맡고 있다. 

 

© 사진=박남일 제공

 

상관들의 부정 비리로 갈등했던 것으로 안다. 당시 심경은.

 

“병사들에게 사용돼야 할 고액의 예산을 지휘관이 전용하고, 일부 상급자들에게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업무적으로는 충성했으나 인간적으로는 죄책감과 허무함을 느꼈다.”

 

 

황인걸 중령에게 제보하게 된 이유는.

 

“황 중령과는 과거 육군참모총장 경호대장 선·후임으로 매우 가깝게 지냈다. 헌병을 비롯한 대다수 선·후배들로부터 존경과 신뢰, 업무 능력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면서 말하게 됐다.”

 

 

최초 제보자로 드러나면서 진급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나.

 

“당시 헌병단장인 이아무개 대령은 친형(육사 34기)의 후광 등으로 헌병 내 최고 실세였다. 형은 예비역 중령으로 군내 사조직 회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부대 분위기상 나뿐만 아니라 영관급부터 말단 하사까지 지휘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불법 행위에 가담했는데, 나만 ‘공금횡령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진급이나 주요 보직 기회를 받지 못했다.”

 

 

공익제보자인 황 중령의 진급 누락과 전역 등이 부당하지 않은가.

 

“황 중령은 육사 동기뿐만 아니라 헌병 병과에서도 최고의 인재임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는 직무지식과 능력, 실력, 교육성적 등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그런데도 마치 범죄자처럼 인식해 진급에서 누락시키고, 진급의 기회조차 여러 해 배제시켰다. 지극히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이며 너무 가혹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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