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환율 대폭 인상'에 수출업체 대금회수 '반토막'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7.10.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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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상의, 정부에 수출대금 회수 안전망 구축 건의

 

우즈베키스탄 시장에서 터져 나오는 숨화(CYM) 평가절하 등 악재로 국내 수출업체가 대금회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9월5일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숨화에 대해 50% 가량 평가절하를 단행한 가운데 수출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지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지역 수출업체들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등 우즈베키스탄 후폭풍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수출대금 회수 안전망 구축을 정부에 건의한 창원상공회의소. ⓒ 창원상공회의소 사진제공


숨화 평가절하 이후 대금회수 '절반'으로 떨어져

 

우즈베키스탄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주요 수출 대상국들이 수요 부진을 겪으면서 동남아시아와 함께 새로운 수출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최대 시장이다. 이 나라에 대한 수출액은 2004년 이후 연 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3100여개가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보일러, 기계류, 합성수지 등을 수출하면서 기대치를 높여왔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이 달러당 기준 환율을 4200 숨에서 8100 숨으로​ 평가절하하면서 발표 한달여 만에 수출 대금 회수가 평소보다 절반 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현지 거래업체의 6개월 이상 대금지급 지연 관행까지 감안하면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창원상의의 설명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가스 압축기 등을 지난해 200억 원 가량 수출한 창원지역 중견업체 A사는 납품 대금을 기한을 넘겨 지급받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6개월을 넘도록 회수하지 못한 대금도 약 1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우즈베키스탄의 수출대금 지급 지연이 지속될 경우 숨화 평가절하와 맞물려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 기업들의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현지 공장 설립에 들어간 투자대금 조차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부품 A기업 현지법인 관계자는 “단시일 내 수출대금 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거래선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의 위험도 커졌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우즈베키스탄의 평가절하와 외환통제, 대금지급 지연 및 거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즈베키스탄 수출 시장이 완전히 붕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창원상의는 지난 10월13일 ‘국내 우즈베키스탄 수출기업 수출대금 회수 안전망 구축 건의서’를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에 전달하며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정부가 외교적 노력 다해주길 희망”

 

창원상의는 정부에 한국기업 전용 환전창구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우즈베키스탄 자국 화폐조차 해외 반출을 억제하는 현지 사정을 감안해 한국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대금결제를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현지 공간을 통해 환전지원 등 대금회수 안전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창원상공회의소는 우즈베키스탄의 통화 불안과 외환통제, 대금지급 지연 등 현지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주변시장 정보 수집 역량을 강화하면서 신속히 대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창원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오는 11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국내 중소기업들이 우즈베키스탄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다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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