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정신없다”는 사람, 정말 정신이상 가능성 있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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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원장의 《뇌세포 재활로 치매치료 가능하다》… “진단 전에 치료 시작하라”

 

현대인들은 무심찮게 “정신없다”는 말을 쓰곤 한다. 약속했던 시간을 다르게 기억하고 있거나 해야 할 업무를 까먹었을 때, ‘요즘 너무 바빠서 잠시 정신이 없네’라면서 넘어가 버린다. 정말 대수롭지 않게 넘겨도 괜찮을까. 

 

“정신없다고 생각할 때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치매의 영어 표현인 ‘dementia’도 ‘정신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김 원장은 “때로 약속을 깜빡하거나 예전보다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면서 “그렇다면 일단 치매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치매전문가 김철수 원장 © 시사저널 박은숙

 

‘정신없다’고 생각할 때 치매치료 시작하라

 

“치매치료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타이어로 비유해보죠. 타이어 중엔 최고급 제품인 미쉘린 타이어도 있고, 고무만 덧입힌 재생 타이어도 있어요. 재생 타이어가 미쉘린보다 무조건 빨리 터질 거라고 장담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운전자가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우리 몸도 마찬가집니다. 미쉘린을 장착한 운전자도 환경이나 생활습관이 나쁘면 퍼지게 돼 있습니다.” 

결국 누구나 예방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셈이다. 김 원장은 이를 강조하고자 11월22일 책 《뇌세포 재활로 치매치료 가능하다》를 펴냈다. 치매 관련 책으로는 3번째다. 그는 책을 통해 “치매 진단을 받고 난 뒤엔 이미 뇌세포의 60% 가량 부서진 것”이라며 “그땐 남아있는 뇌세포도 병들어 있어 완전한 치료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이번 책이 치매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 또 있다. 치매치료를 위해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치매를 유발한 원인만 추려내 제거하면 된다’란 인식이 있었습니다. 군대 용어로 치면 일점 사격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치매는 복합적인 증상입니다. 한 곳에만 집중해선 치매를 극복할 수 없어요. 이젠 멀티 타깃을 두고 뇌를 전반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흩어지는 산탄을 퍼부어야 한다고 할까요?”

 

시사저널 '김철수의 진료 톡톡' 칼럼을 연재하는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 원장이 쓴 < 뇌세포 재활로 치매치료 가능하다.> 소개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멀티 타깃 두고 산탄 퍼부어야 한다”

 

그럼 어떤 방법을 써야 멀티 타깃을 맞힐 수 있을까. “효과가 크지 않지만 부작용도 작은 한약재가 좋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이어 “한약재는 다양한 일을 조금씩 할 줄 아는 아마추어 자원봉사자 같은 약물”이라며 “이들이 여러 가지 한약재와 어우러지면 단백질 합성을 도와줘 손상된 뇌구조를 회복시킨다”고 했다. 김 원장은 이를 “뇌세포가 재활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치매는 흔히 ‘암보다 무서운 병’으로 불린다.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김 원장은 “치매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계가 모습을 바꾸듯이, 치매 또한 나이 듦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의 일부라는 것이다. 

 

 

치매 중에도 ‘예쁜 치매’가 있다

 

때로 치매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두고 ‘노망났다’며 쏘아붙이는 경우가 있다. 젊은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김 원장에 따르면, 정말 노망났다고 해도 부정적으로 봐선 안 된다. 이 역시 자연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치매에 걸렸다고 결코 절망할 필요가 없다”면서 “예방적인 습관을 통해 치매 환자도 얼마든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인터뷰 도중 언뜻 말했던 ‘예쁜 치매’의 뜻을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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