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향우회 애틋한 고향사랑에 부산시민 힘 실어줘
  • 김완식 기자 (sisa512@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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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특산물 직거래장터에 3만명 찾아…홍보·판매 모두 흡족

 

부산 해운대 센텀KNN광장은 장터를 방불케 했다. 주차장엔 차량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임시 대형천막 안에 개장한 직판장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11월25, 26일 이틀 동안 재부밀양향우회(회장 현영희)가 마련한 ‘부산시민과 함께 하는 밀양 농·특산물 큰잔치’ 직판장의 풍경이다.​


행사장에는 얼음골사과를 비롯해 단감, 반시감, 대추, 맛나향 고추, 깻잎, 딸기, 감자 등 경남 밀양시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이 60개의 각 부스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직판장을 찾은 부산시민들은 사과와 반시감, 대추, 딸기, 고추 등을 시식하며 고품질에다 값싼 가격에 반색했다. 한꺼번에 수백여 명이 몰리면서 여느 장터에서 등장할 법한 흥정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밀양 농·특산물 직판장에 수많은 인파가 찾아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 김완식 기자

 

맛나향 고추 등을 판매하던 무안농협 하원씨는 “농·특산물 판매에 처음 참여했는데 밀양의 상품이 부산에서 이렇게 인기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밀양 농·특산물의 우수성이 부산시민들에게 각인 됐으면 한다”고 바쁜 손놀림을 이어 갔다.

 

 

16개 읍·면·동별 60여 농가 참여…3만명 인파 몰려


재부밀양향우회가 올해 가뭄과 돌풍 등 이상 기후로 어려움을 겪은 고향 농가를 돕기 위해 직거래장터를 연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부산시민들은 이들의 애뜻한 고향사랑을 응원하기 위해 직판장터로 모여들었다. 양일간 진행된 이번 직판행사장엔 3만여 명이 방문해 1억5000여만원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고향을 지키는 이와 부산에서 고향발전을 기원하는 향우들이 힘을 한데 모아 이룬 성과였다.​ 


부산·울산, 창원 등 인근 도시의 자매결연 단체, 기업체도 찾아 농·특산물 홍보와 판매에 힘을 보탰다. 밀양시도 힘을 보탰다. 향우회의 요청을 받아 밀양시는 16개 읍·면·동 60농가가 생산한 우수 농·특산물을 선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 사회복지공무원 모임인 밀양사회복지행정연구회(회장 손윤식) 회원 40여명도 11월25일 부산 주요 관광지를 돌며 행사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11월25일 오전 개막식에 앞서 현영희 재부밀양향우회장과 주부산과테말라 명예영사인 임수복 ㈜강림CSP 회장이 박일호 밀양시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며 밀양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임 회장과 현 회장은 부부사이로, 임 회장의 고향도 밀양이다. 임 회장은 밀양초교 관악단을 만들어 10년간 지원하고 있고, 임수복장학재단을 통해 밀양과 부산의 후진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재부밀양향우회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개막식에는 박일호 밀양시장과 엄용수 국회의원, 예상원 경남도의원, 밀양시의원, 농·축·임협 조합장 등 밀양인사가 대거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부산지역에서는 황기동 재부 경남향우회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이성헌 최고위원, 이현승 국회의원, 백선기 해운대구청장, 백종원 부산시의회 의장, 최수용 동래구의회 의장, 석동현 해운대갑 당협위원장 등 정치인들도 다수 참석했다.

 

현영희 회장은 “올해 초 청양고추 최대 산지인 밀양 무안에서 청양고추를 폐기처분하는 사태를 보고 안타까웠다”면서 “고향 농촌을 위해 나서야 겠다는 판단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이 자리에서 고향 농부들의 땀으로 일군 농·특산물을 보니 반갑다”고 말했다. 박일호 시장은 “올해 이상기온 등으로 농·특산물의 판로를 걱정했는데 향우회가 나서 큰 힘이 됐다”며 “(재부향우회가) 고향사랑을 위해 매번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행사장이 농산물 판매장인 동시에 고향의 정을 나누는 장이 됐으면 한다”며 고마움을 표시 했다.

엄용수 의원은 “부산향우회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써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밀양 무안면이 고향인 이현승 의원은 “고향 밀양 농업도 발전하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황기동 재부 경남향우회장은 백종원 부산시의회 의장에게 “경남 18개 시·군도 밀양의 행사처럼 시의회 차원에서 지원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밀양 농·특산물 큰잔치 개막식에 참여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 김완식 기자

 

 

현영희 회장 “고향농업 뒷걸음질 않도록 지원”


연계 행사로 양일간 진행된 시민 참여이벤트인 ‘해맑은 상상 밀양을 만나다!’ 무대에선 읍·면·동별 향우 노래자랑과 부산시민노래자랑, 향우 합창단인 밀마루합창단 공연 등 공연무대가 이어졌다. ‘밀양 머슴아’로 알려진 밀양 출신 ‘늦깎이 가수’ 박태희씨도 행사장을 찾아 노래를 선사했다. 노래자랑 참여자에겐 농·특산물을 안기기도 했다. 

향우회 측은 또 향토음식장터를 열어 시민들에게 어묵과 파전 등 간식을 제공해 고향 행사에 힘을 보탰다. 밀양축협도 밀양의 한우 브랜드인 ‘미량초우’ 무료시식회로 먹거리를 제공했다. 박재종 조합장은 “미량초우를 부산에도 알려 고부가가치 축산업으로 전환 시키겠다”며 “축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행사장을 찾은 향우들은 그리운 얼굴을 만나거나, 고향 농산물을 보며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고향이 삼랑진인 장명태(67·서구 남부민동)씨는 “고향딸기를 구입하기위해 왔는데 어릴 때 보던 딸기보다 알이 커졌고 질도 좋아졌다”며 “향우회에서 고향을 위해 이렇게 큰 행사를 가지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성희(45·부산 연제구)씨는 “부산에서 농·특산물 홍보·판매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향우회가 나서 이렇게 성대하게 행사를 가지는 것은 처음 본다”고 감탄했다.


행사를 마무리한 현영희 회장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 같다. 고향농업이 뒷걸음질 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 회장은 그러면서 “내년에는 향우회 이름으로 고향에 나무심기 헌수 운동을 비롯해 고향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남지역 각 시·군 출향인들의 고향돕기 행렬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농·수산물 수입개방 파고로 어려움에 처한 고향에는 ‘단비’나 마찬가지다. 특히 출향인들의 ‘고향 챙기기’는 실제 지역 농촌에 맞는 맞춤형 지원으로 진화하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게 밀양시 측의 설명이다. 

밀양시농업기술센터 이종숙 소장은 “각 지자체의 출향인들의 농가 돕기가 농산물 직판장 개설 등 도·농 간 교류 확대로 이어지면서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세 사실”이라면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 넣기 위해선 일선 시·군이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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