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 양상'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보이지 않는 손' 작용하나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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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개입설·원로 '사전기획설' 등 루머 양산

 

'현 정권과 가까워 청와대로부터 내정받았다' '전라도 출신이 부산 경제계 수장이 되려고 한다' 

 

지난 5월 박수관(67) 와이씨텍 회장이 선거 9개월여를 앞두고 일찌감치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출마를 선언하며 조기에 선거 바람을 일으키자 지역 상공계에는 갖가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다자 선거 구도가 현실화되면서 상대방을 헐뜯는 루머는 더욱 극성을 부렸다.

 

급기야 재부호남향우회 회장을 4번이나 역임한 박 회장을 겨냥해 '고향인 여수에서 특혜 분양을 받았다'는 얘기가 11월 들어 확산됐다. 지난 2016년 9월 여수시가 돌산회타운 유원지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박 회장이 대표로 있는 정산개발이 특혜를 받았다는 구체적 정황을 담은 내용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소문을 차단하려는 듯 지난 11월16일 여수시청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갖고 투자계획 포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11월30일, 그는 돌연 부산상의 회장 출마 사퇴를 선언했다.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는 부산상의 회장 선거 과정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부산상의 전경. ⓒ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자료사진

 

현 조성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19일까지로, 그 이전 2월께 부산상의 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형식적으로는 120명의 상공의원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선거 전에 의원 수를 많이 확보한 출마자가 회장으로 추대돼 온 것이 그간의 관례였다.  

 

이런 관례는 지난 2015년 선거에서 '상의 개혁'을 기치로 단기필마로 나선 50대 젊은 경영인 박수한 KCC전자 사장의 도전으로, 살짝 뒤틀렸다. 당시 선거에서 결과적으로 박 사장의 득표력은 높지 않아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경선이란 얘기도 있었지만,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지면서 부산상의 회장의 역할을 되새기는 참신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정치권 개입설'​에 첫 주자 자진 사퇴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회장 추대 관행의 균열'은 이번 선거에서는 일찍부터 조기 과열 현상으로 나타났다.

 

나이키 신발을 제작하는 와이씨텍 박 회장이 지난 5월부터 선거바람을 일으키자, 6월에는 금속 단조제품을 생산하는 (주)태웅의 허용도 회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조선업체 코르웰 김성태(69) 회장도 이에 가세했다. 이들은 10월과 11월 공식 선거캠프를 발족, 치열한 선거전에 나섰다.

 

3자 대결, 5자 대결 등 언론의 '선거 구도' 예상 속에 이번 선거가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전 기획돼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이다. 지역 언론에서는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경선 구도가 확실시되던 지난 6월 당시부터 이를 경계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선거를 3개월 앞두고 가장 먼저 선거바람을 일으켜 온 박수관 회장이 돌연 사퇴했다. 그는 '흑색선거 바람'에 책임있는 현재의 출마 주자들에게 '동반 사퇴'하자고 촉구했다.

 

 

지역경제계 원로 '사전 기획설'까지 억측 난무

 

주목할 만한 사실은 박 회장의 사퇴 시점에 그동안 후보군에 들지 않았던 동일철강 장인화(55) 회장 출마설이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지역경제계에서는 부산상의 회장 출신인 경계계 원로가 박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장 회장 출마를 돕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동일철강 장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10년 후배로, 박수관 회장과 함께 친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경제계 인물이다.

 

장 회장이 등판할 경우, '친 여권 인사의 선수교체'라는 소문은 더욱 꼬리를 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던 아이에스동서 권혁운(67) 회장도 조만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선거판도는 더욱 혼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상의 한 상공의원은 "상의 회장직은 지역 경제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명예직 봉사의 자리인데 어느 때부터 정치적 상황이나 경제적 이해 타산에 따라 후보들이 등장하는 양상으로 여겨진다"며 "전임 회장이나 원로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선거 행태는 부산경제 발전을 위해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부산을 상징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야경. ⓒ 영화의전당 제공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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