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C에 갇힌 창업 고민, ‘빅데이터’로 해결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1 11: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성공창업의 비밀》 쓴 이형석 원장 인터뷰

 

대한민국 창업 시장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3C 공화국’이다. 여기서 말하는 ‘3C’란 치킨(Chicken), 커피(Coffee), 그리고 편의점(Convenience store)이다. 이들 업종은 대한민국 창업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조기 퇴직이 늘면서 창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아이템이 ‘3C’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그 해답을 분석한 책이 출간돼 화제다. 


저자인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의 신선한 접근이 창업자에게 어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줄지 궁금하다.


문제는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한집 건너 한집 커피숍이고, 또 한집 건너 한집 있는 게 치킨집인 게 오늘날 우리 현실이다. 전봇대 전등불 대신 편의점 불빛이 밤새 어두움을 밝히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창업 시장의 현주소다. 과학적인 접근은 불가능한 것일까?   

 

저자인 이 원장은 국내 1호 창업전문가이다. MBC 《손에 잡히는 경제》와 KBS 《생방송 토요일 아침입니다》에 수년간 출연한 이 원장은 ‘왜 창업자 10명중 9명은 감(感)에 의존하며 시작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책을 기획했다. 그리고 해답을 ‘빅데이터’에서 찾았다.  

 

이 원장이 빅데이터를 통한 창업컨설팅을 기획한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그는 2002년 국내 최초로 상권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오늘날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그가 《자영업 대예측》《대한민국 창업보물지도》라는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인 접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때가 되면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동행의 가치’를 모토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부터 무료 창업 멘토링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던 겁니다. 2012년 이창모(이형석과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 모임)를 시작으로 부산·청주·광주·제주 등 전국으로 확대해 나갔습니다.”  

 

오늘날 창업 컨설팅이 창업을 부추기는 돈벌이로 전락한 것에 대해 이 원장은 개탄한다. 그렇기에 그는 책의 머리글 제목을 ‘성공적인 창업은 비즈니스모델의 설계에서 시작된다’고 정했다. 창업에 유망한 아이템을 정하는 방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비즈니스모델 분석부터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

 

 

 

4차 산업 혁명 등 시대 조류 정확하게 읽어야

 

“일반적으로 비즈니스모델과 실행계획, 사업계획서, 그리고 수익모델 등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비즈니스모델은 가치제안과 경쟁우위전략이 포함된 개념이고, 실행계획은 단순히 사내 영업전략을 설명한 조직의 영업전개 계획이라면 수익모델은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수익모델에는 비용구조, 수익원천 등이 포함됩니다.”  

 

창업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AI(인공지능)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도 오로지 유동인구를 체크하고 인근 상권을 눈으로 확인한 뒤, 감에 의존해 업종을 선택해야 하나?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단호하게 ‘아니다(No)’라고 말한다. “유동인구가 일평균 22만명으로 전국 1위인 강남역이 당연히 자영업종 합산매출 1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경기도 안양역이 1위에요. 강남역은 6번 출구를 기준으로 반경 500m 이내를 모두 더해보니 전국 7위에 불과했죠. 반면, 안양역은 주변에 20여개 학교가 있고 배후에 아파트단지가 받쳐주고 있는 데다 인근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오후 5시만 되면 청춘들이 들썩이는 곳이죠. 흘러가는 상권이 아니라는 겁니다.” 

 

책에서 이 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메가트렌드’다. 그는 50대에 들어선 장년층이 주 소비층을 이루는 ‘생애 두 번째 소비시장’ ‘지방소비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견하면서 이러한 시대 수요에 맞는 업종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홈 매니지먼트 사업’과 ‘컨시어지 사업’이다.  

 

물론 이 책에도 편의점, 치킨, 커피 등 3C 업종을 비롯해 제과점, 피자, 한식, 면식업종, 어린이 영어학원, 미용실, 네일 케어숍 등에 대한 업종을 분석한 콘텐츠도 있다. 그런데 기존 책과 방법론이 다른 것은 빅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흔히 저출산·고령화를 가리켜 선진국병이라고 한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했다. 외부에서 수혈해와 사회 연령대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이다. 그런데 이럴 경우 문제는 정부 지출이 커진다. 우리 정부가 쉽게 이민관련 규정을 개정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은 맞다. 이러한 때, 창업자들은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하는가? 이 원장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을 바라보라고 강조했다. 이웃 일본에서 나타는 고령사회의 빅 아이디어 상품을 읽노라면, 떠오르는 영감에 절로 무릎을 치게 만든다. 또 날씨와 창업과의 상관관계, 1인 가구 증가로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창업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형석 지음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