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Talk] “2030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이 일자리 잃는다”
  • 김회권 기자 (khg@sisajournal.com)
  • 승인 2017.12.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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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앤컴퍼니가 펼쳐낸 4차 산업혁명의 우울한 일자리 보고서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게 아니다. ‘실업’이라는 어둡고 음산한 전망이 매번 제기된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이 문제가 공론화된 적이 있다. 2016년 1월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들고 나온 WEF는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전 세계 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선진국 및 신흥시장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4차 산업혁명으로 2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종합적으로 보면 50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및 자동화가 가져올 물결에 관해 좀 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그린 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11월 말,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Company)가 46개국 800여개 직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이 보고서는 일자리가 감소되는 규모와 영역이 좀 더 세밀하게 등장한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일자리를 잃는 사람은 미국과 독일의 노동 인구 3분의 1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최대 8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비극적 전망을 제시했다. 유엔은 2030년 세계 인구가 85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10명 중 1명이 로봇과 자동화 탓에 실업자가 되는 셈이다.

 

맥킨지앤컴퍼니는 2030년까지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미국과 독일의 노동 인구 3분의 1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최대 8 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오랫동안 번성한다”

 

이 보고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단 국가별 차이다. 일본이나 한국, 미국, 독일 등 비교적 부유한 나라가 받는 영향이 훨씬 크다. 이들 국가는 25%의 직업이 자동화가 완성돼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할 수 있다. 반면 인도처럼 아직 발전 정도가 낮은 곳은 9% 정도의 일자리만 영향을 받는다. 미발전 국가의 경우 자동화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선진국의 중산층보다 좀 더 오랫동안 번성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직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없는 저임금 직종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고임금 직종이라도 반복 작업이 많거나 데이터 관련 일이라면 자동화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다. 예를 들어 변호사는 전문직이지만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의 IT서비스업체인 홈즈는 변호사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해 계약서 작성업무를 이미 대신해주고 있다. 고객들은 월정액 980엔(10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만 내면 변호사가 아닌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이 작성한 계약서를 받아볼 수 있다.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이다. 맥킨지앤컴퍼니는 잃은 일자리도 많지만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으로 축적한 자금이 새로운 산업에 재투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일자리 숫자를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왜냐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나 이전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사람으로 굴러가기 때문이다.

 

실직자들을 위한 사회적 비용은 중요하게 언급된다. 실업자 중 상당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재교육 등 상당한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자동화와 로봇으로 피해를 입을 실직자들은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며 중년의 노동자들이 다수란 게 변수다. 보고서에서 “우리 사회가 이처럼 많은 수의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재교육 한 사례는 역사상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30~50대를 완전히 새로운 노동자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을 슬슬 시작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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