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출사표 낸 김선유 “새로운 경남 교육을 이끌 적임자는 바로 나”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7.12.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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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출마 예정자 인터뷰]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

 

 

보수와 진보가 아닌 옳은 교육감이 돼야 합니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교육감 후보로 나선 김선유(63) 전 진주교대 총장은 자신의 출마 이유를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제6대 진주교대 총장을 지낸 김 전 총장은 1976년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2011년 대학 총장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다. 초·중등 교사를 거치며 ‘참교육’을 고민했던 그는 지난 2014년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당시 박종훈·김명룡 예비후보에게 ‘통 큰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12월19일 경남교육청 부근 한 카페에서 만나 김 전 총장의 포부를 직접 들어봤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교육감에 도전하는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 ⓒ 이상욱 기자

 

교육계에 몸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학자였던 조부와 부친이 사립학교에 해당하는 서당을 열어 동네 젊은이들에게 천자문과 명심보감, 소학 등을 가르쳤다. 유년 시절부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자와 한문의 뜻을 익혔고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예법도 익힐 수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식에선 ‘교장선생님께 절’ 이라는 구령에 운동장에 넙죽 엎드려 큰 절을 올렸는데 그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사범대학에 진학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여의치 못해 2년제 교육대학에 진학한 게 교육계에 몸담는 계기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당시 상위 1%에게 주는 장학금을 받아 조부께 드리는 효도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여태까지 교육계에서 보인 행보를 정리해 달라.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7년, 대학 편입과 대학원을 수료 한 후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6여 년을 보냈다. 이후 시간 강사를 거쳐 늦게나마 대학교수가 돼 20여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4년의 총장직을 더해 지금까지 42년의 세월을 좌고우면 않고 교육계에 종사하며 평생을 교육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장 재직 당시 ‘품격을 갖춘 초등교사 양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대학에 역사관을 설치하고 진주교대의 역사 및 교육과 관련한 사료들을 수집했다. 교수 대표와 학생 대표들을 인솔해 중국 동북 3성의 백두산, 안중근 의사의 거사지인 하얼빈 역, 731부대 주둔지, 윤동주 기념관, 청산리 대첩지, 봉오동 전투지, 광개토대왕비, 발해의 도읍지 등을 탐방한 일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진주교대는 다문화교육 지역 거점대학으로 4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고 100억 이상의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 3개(고교교육정상화 기여대학, 지방대학 특성화, 대학 혁신지원 사업) 전 부문에 교육대학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대학의 상징물인 도서관을 건립했으며, 교육대학 중 최고의 임용고사 합격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경남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경남 교육은 참담한 실정이다. 부패와 경남도민의 분열·갈등 조장이 있었고 2017 수능 표준점수평균에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으며 올해 교육부의 시·도 교육청 평가에서 7개 영역 중 한 곳에서도 우수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런 요소들 탓에 경남도민들이 젊은 교육감에 갖던 초기의 기대와 믿음이 상당수 퇴색했다고 본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넘어 교육이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앞으로는 유치원·초등·중등교육에서 교육부의 권한이 상당 부분 각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되는, 실질적인 교육자치 시대가 도래한다. 경남 교육을 위해서 중요한 시기이고 이를 이끌 준비된 인물이 필요해 출마를 결심했다. 이 시기에는 교육과 교육 정책 그리고 교육 행정에 대한 경험·실적을 겸비한 교육전문가가 교육감을 맡아야 한다.

 

지금의 경남 교육은 정치에 휘둘리면서 해묵은 이념 논쟁을 벌이면서 막상 교육 본질은 파묻혀 버렸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 주체들이 심적·물질적으로 피해의 당사자가 돼버렸고 경남 도민도 심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 경남 교육은 교육이 이념 논쟁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전형적 사례다.       

 

진주교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1년 10월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교육대학교 총장 초청 오찬에 참석한 김선유 전 총장(맨 왼쪽) © 사진=연합뉴스

현재 경남 교육을 진단한다면 어떤가.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경남교육은 총체적 부실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임기 초반 박종훈 교육감의 친인척과 측근들 다수가 뇌물수수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 진보교육감의 도덕성을 믿어 온 경남도민들의 배신감과 실망감은 대단히 컸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인사전횡 의혹들이 교직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 박 교육감은 이를 심각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육계와 도민들 전반의 분열·갈등도 문제다. 무상급식을 두고 경남이 갈라졌다. 교육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도지사를 몰아내려 하고 도지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교육감을 몰아내려 하는 등 도민들이 나뉘어졌다. 경남이 급식을 두고 갈라지는 것은 이미 급식을 교육으로 보지 않고 정치로 본 것이다. 무너진 경남 교육을 살릴 수 있는 교육 철학과 식견, 경륜을 갖춘 교육전문가가 등판해 경남 교육을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제 이념이나 줄 세우기 등 교육 본질을 벗어나 행해지는 교육 폐단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인물을 통해 경남 교육을 바로 세울 때다.     

 

 

학교공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요즘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 원인을 대부분 대학 입시에서 찾고 있다. 입시에 종속된 학생들이 점수의 노예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공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우리 교육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사교육이 할 수 없는 영역을 공교육이 담당해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운동이다. 

 

지식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성교육이다. 인문학과 역사, 철학 교육을 통해 인간의 인성을 함양할 수 있다. 토론과 대화, 체험 문화를 통해 깊이를 더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작은 문제조차도 사생결단하는 단편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등사고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경남교육감으로서 펼치고 싶은 정책은 무엇인가.

 

지금은 경남 교육행정을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도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그동안의 경남 교육행정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 줬다. 인사가 만사다. 다수가 공감하는 인사와 적재적소의 인사, 정실에 치우치지 않는 인사 등 우선 도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인사 행정을 펼칠 것이다. 

 

예산의 투명한 편성과 집행으로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행정의 중심에 학생과 교사가 자리 잡는다면 분명히 교육의 질은 높아지고 교육계 전반에 만연한 불신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 주체를 위한 행정을 실현할 것이다. 교육은 경쟁과 협동이라는 수레의 양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가야 구르는 소리도 아름답다. 그동안 우리 교육의 무게 중심은 경쟁 교육에 치우쳐왔다. 하지만 앞으로 협동에 의한 시너지 효과를 얻는 데 많은 행·재정을 투입해 경쟁과 협동의 균형을 맞출 계획이다.

 

 

앞으로 선거 캠페인은 어떻게 해 나갈 예정인가.

 

초등학교 교사로 교육계에 몸담아 중등 교사와 대학교수, 대학 총장 등을 거치며 쌓아온 40여 년의 풍부한 교육경력이 밑천이다. 이는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다. 그동안 쌓은 교육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유권자인 도민들에게 최대한 알릴 것이다. 아무리 선거 운동이라 해도 항상 교육 본질에서 출발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교육전문가로 도민들의 믿음을 얻으려고 한다. 지금도 많은 분들을 만나 교육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앞으로 밝힐 교육 정책이나 공약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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