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무현금, 무정부…無의 시대 펼쳐진다”
  • 조철 문화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7.12.29 11:25
  • 호수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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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트렌드 2018》 펴낸 박종일 커넥팅랩 대표

 

“인류 역사상 인간에게 가장 밀접한 매체인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인간과 함께하며 그 움직임과 소리를 전달하고 저장하며 분석하기에 이른다. 나아가 이제는 인간의 생각을 읽고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며 그 소유자인 인간과 동일시되어 가고 있다. 심지어 모바일은 소유자인 인간을 대신하는가 하면, 부지불식간에 인간의 존재 혹은 인간이 만든 시스템을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단순히 소유자 한 사람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모든 가치를 ‘무(無)’로 수렴시키며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간다.”

 

모바일 전문 포럼 커넥팅랩이 모바일 혁신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를 미리 알려주려 《모바일 트렌드 2018》을 펴냈다. 커넥팅랩은 통신·포털·전자·금융·스타트업 등 ICT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대표 저자인 박종일 커넥팅랩 대표는 통신사, 증권사에서 통신요금 및 모바일 서비스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IT 디바이스 유통기업 착한텔레콤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무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무한하다는 뜻으로 새길 수도 있다”면서 모바일 트렌드의 선두에 ‘5G’를 내세운다.

 

《모바일 트렌드 2018》 펴낸 박종일 커넥팅랩 대표 © 사진=미래의창 제공

 

“5G 네트워크는 새로운 산업의 근본”

 

2018년 2월,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 IT 업계에 특별한 이정표로 기록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의 시험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5G 상용화를 앞두고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시점에서 올림픽 같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행사는 새로운 통신기술을 선보이는 데 최적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 공식 통신업체로 지정된 KT를 포함한 한국 이동통신 3사와 통신기기 제조사들은 올림픽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는 기치를 내걸고 5G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박 대표는 5G가 새로운 산업의 근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5G 네트워크로의 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전 세계 통신사, 단말 제조사, 다양한 디바이스 업체들은 5G의 기술 표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있다. 지켜보는 선에서 머물지 않고 통신사와 장비 제조사들은 기술표준 특허를 신청하기 위해 자사에 유리하도록 기술표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곧 다가올 자율주행 자동차, 대규모 사물인터넷 서비스, 인공지능 서비스, 체감형 실감 서비스 등에 5G 네트워크는 이미 필수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5G는 이미 충분히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의 통신 속도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3기가바이트의 초고화질 영화를 한 편 다운로드하는 데 드는 시간을 비교하자면 현재의 4G로 4분 걸리는 것이 5G로는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대체 이렇게나 빠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영화 한 편 다운받는 데 1분이면 어떻고 10초면 어떤가? 하지만 이것이 고속으로 주행하는 자동차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속 100㎞로 달리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전방의 장애물을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고 정지하기까지, 4G의 경우는 응답 속도가 0.03~0.05초로 초당 27m를 더 이동한다. 이에 반해 5G의 응답속도는 0.001초로 초당 이동 거리가 2.7cm다. 인지하는 순간 자동 멈춤이라는 얘기다. 이것은 목숨과 관련이 있다. 이렇게 ‘실시간’ ‘무지연’이 핵심인 5G 통신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시대의 기본 통신 인프라다. 만물이 모두 연결되는 시대, 5G는 이 모든 것의 원활한 통신을 가능케 한다.”

 

은행에 침입한 강도가 은행에 돈이 없어 아무것도 훔치지 못한 채 빈털터리로 잡힌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2013년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또한 모바일이 가져올 변화로 일찍이 예상해 온 일이다. 박 대표는 현금 없는 사회는 이미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한다. “물론 화폐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향후 20년 동안은 현금 사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소비자들의 평균 현금거래율 75%에 비해 스웨덴 소비자들의 현금거래율은 20%로 매우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스웨덴 대형 은행 6곳 중 한델스방켄(Handelsbanken)을 제외한 5곳은 주요 지점의 80%가량을 무현금 점포로 운영한다. 이미 동전 없는 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머지않았다. 세계적으로 ‘only cash’라는 말이 ‘no cash’로 바뀌는 중이다. 결제와 송금에 현금이 전혀 필요 없어지는 네오금융의 시대, 2018년은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커넥팅랩 지음 미래의창 펴냄 1만6000원


 

“無의 시대에 대한 비관적 전망, 대안으로 극복해야”

 

사람들이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려는 ‘무소유’를 택하는 한편으로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면서 플랫폼을 독점하리라는 비관적 전망이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환경이 바뀌면 규제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모바일이 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기술을 잘 못 다루는 모바일 소외 계층이 있을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한다. “1990년대 인터넷 시대부터 정보화 격차라는 이슈는 어디서든 발생했다.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하지 못하는 폐해는 계속 있었다. 반면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활성화되면서 기존의 정보와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의 혜택은 더 커질 것이라 본다. 예전에는 주민자치센터를 가거나 전화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정부도 어떻게 하면 모든 행정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접근하게 만들지를 고민한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넘어갔기 때문에 노인이나 어린이 등도 공공 서비스를 쉽게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사회적으로 더 좋다고 본다.”  

 

 

New Book

 

휴머니스트 오블리주  

애덤 파이필드 지음│부키 펴냄│1만8000원

 

1980년 유니세프 수장에 올라 내전과 기아를 겪는 저개발 국가에서 날마다 4만 명의 어린이가 죽어가는 현실을 바꾸고자 조직 안팎의 노골적인 저항과 냉소에 굴하지 않고 ‘아동 생존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짐 그랜트를 조명했다. 그는 신념과 이상을 세상에서 실현해 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현실적이고 치열한 삶으로 보여주었다.

 

 

대담한 작전 

유발 하라리 지음│프시케의숲 펴냄│1만8000원

 

 

특유의 입담과 독보적인 통찰로 방대한 자료를 가로지르며, 오늘날까지도 베일에 싸인 주요 특수작전의 전말을 탁월하게 되살려낸 중세시대 전쟁 이야기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교양지식은 물론, 한반도가 마주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상황에서 특수작전의 현실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의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너는 너로 살고 있니   

김숨 지음│마음산책 펴냄│1만3800원

 

 

한 번도 주인공이 된 적 없는 무명의 여자 배우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한 여자를 간호하기 위해 고대의 능이 삶의 고락을 가로지르는 도시 경주에 깃들며 시작되는 편지 형식의 장편소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육체와 정신, 여성성의 문제들이 9개의 장으로 나뉘어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관한 은유로서 한 편의 산문시처럼 펼쳐진다. 

 

 

나는 회사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 

양은우 지음│영인미디어 펴냄│1만5000원

 

 

만성 고용불안의 시대, 퇴직 이후의 삶을 위해 직장에 있는 동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출발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회사에 있는 동안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은 평범한 자기계발이 아닌, 자신의 전문분야를 더 깊이 파는 ‘자기전문화’임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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