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안경을 쓰면 눈이 작아진다?
  • 노진섭 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1.09 15:53
  • 호수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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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근거 없는 왜곡된 건강 상식 백태(9)

 

왜곡된 건강 상식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예컨대 간에 좋다는 특정 식품으로 간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시사저널은 의사·식품학자·약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중에 떠도는, 잘못됐거나 왜곡된 건강 상식을 바로잡기 위한 기사를 여러 회에 걸쳐 게재한다.


 

# 작은 안경을 쓰면 눈이 작아진다?

 

안경 자체가 눈의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근시에는 오목렌즈의 안경을 사용하므로 눈이 작아 보일 뿐이지 눈을 작게 만들지는 않는다. 안경을 쓰면 눈이 튀어나온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안경은 시력을 바로잡는 도구일 뿐이다. 

 

 

# 손으로 잡히는 살이 없다면 비만이 아니다?

 

손으로 잡히는 살은 피하지방이다. 피하지방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 아래 부위에 점점 더 많이 쌓이므로 손으로 잡힌다. 그러나 우리 몸 내부 장기 사이사이에 쌓인 내장지방은 손에 잡히지 않아 그 양을 짐작하기 어렵다. 외관상으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겉으로는 살이 찌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장지방은 각종 성인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건강에 더 좋지 않다. 

 

 

# 빈혈에는 철분 보충이 최고다?

 

빈혈이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산소가 조직에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철분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소 결핍으로도 빈혈은 생긴다. 특히 혈액 내 단백질이 부족하면 빈혈 위험이 최대 15배 증가한다. 또 질병도 빈혈 위험을 높인다. 남성은 당뇨병, 여성은 콩팥 기능 이상으로 빈혈 위험이 각각 3.7배와 2.4배 커진다. 따라서 빈혈이 생기면 가볍게 보고 넘길 일이 아니라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 노안 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좋아진다?

 

노안은 수정체가 딱딱해져 생긴다. 이와 관련해 수정체를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등의 수술이 있다. 각막을 이식하는 방법도 있는데, 노안 진행을 막기 어렵고 재발하기 쉽다. 그래서 요즘은 수정체를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바꾸는 방법이 주를 이룬다. 이 방법을 쓰면 노안이 더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한계는 있다. 젊은 시절의 눈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흡연을 오래 했다면 금연해도 이미 늦은 상태다?

 

나이가 많은 흡연자 중 일부는 흡연 기간이 길었던 탓에 금연을 아예 포기한다. 또 흡연해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다며 좀처럼 금연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금연 3개월만 돼도 폐 기능의 30%가 회복되며 1년 후에는 심장병 발병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금연 후 5~10년이 되면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한다. 국내 남성 폐암의 90%는 흡연에 의한 것이다. 흡연은 또 방광암, 췌장암, 인후두암, 자궁경부암, 식도암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금연은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게 의료진의 조언이다.  ​

 


#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없을까?

 

임신 중이라도 충치나 치주염 등의 치과 치료는 받아도 된다. 구강 내 염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더 심해져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임신 초기와 말기의 치과 치료는 치과·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한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항생제나 소염제도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한 후 사용할 수 있다.

 

 

# 모든 간염은 백신을 통해 평생 예방할 수 있다?

 

A형과 B형 간염은 백신을 통한 예방이 가능하다. 간염 백신을 접종해 항체가 형성되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를 제외하고는 다시 접종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백신 접종을 완결하지 않거나,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로 지내다 감염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C형 간염은 유전적 변이가 심하다는 특성 때문에 아직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 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만큼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 순한 담배는 몸에 덜 해롭다?

 

순하다는 담배나 전자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고, 중독성도 적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순한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보충을 위해 더 깊이, 더 많은 연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르 함량이 적은 담배를 판매해도 연간 폐암 사망률에는 변화가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자담배에도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등 발암물질이 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순한 담배와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보다 이롭다는 근거는 없다. 

 

 

# 임플란트를 하면 충치나 잇몸병에서 자유롭다?

 

임플란트는 인공 치아이므로 충치가 생기지는 않아도 잇몸병은 생긴다. 임플란트 뿌리의 나사 홈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오히려 자연 치아보다 임플란트 치아의 주변에 발생한 잇몸병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 임플란트 치아에 잇몸병이 생겨도 일정 기간 임플란트 치아가 흔들리지 않으므로 자각하지 못해 잇몸병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면 잇몸병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 

 

 

도움말씀 주신 분들

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 

고경호 안경천국 안경사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긍년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성준 다산한의원 원장

김성진 세명약국 약사

김성태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김태민 식품·의약품 전문 변호사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두경부암·갑상선센터장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

노성훈 연세암병원 원장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의생명과학과 교수 

문병인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

박경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상재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박수아 맑은약국 약사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변지연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서홍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교수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윤보현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강현 전 국립암센터 원장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

이동훈 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이주혁 키스유성형외과 원장

이주호 이대목동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

이주희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이진화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철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 

이홍수 이대목동병원 노인의학센터장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임재준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실장 

전루민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낙언 편한식품정보 대표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 교수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수면센터장 

황교익 맛칼럼리스트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형우진 연세암병원 위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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