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출사표 던질까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0 09:43
  • 호수 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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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광역단체장 격전지 8곳 집중분석-경남] 여론조사 1위 김경수 출마 여부에 따라 판세 ‘들썩들썩’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상남도의 분위기는 ‘오리무중’이다. 도지사 자리가 현재 공석이라 ‘현직 프리미엄’은 없다. 직전 경남지사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한경호 행정부지사 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이 때문인지 판세가 아직 선명하지 않다. 오랜 야당 생활 끝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탈환을 노리고 있다. 제1야당이 된 자유한국당도 재탈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 판세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인물’이다. 2017년 대선 경남지역 득표율에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0.5%포인트까지 따라잡았다. 민주당 내부에선 경쟁력 있는 인물만 내세운다면 경남 탈환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중에서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김 의원의 출마설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문재인의 복심’인 김 의원은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는 순간 현재 거론되는 다른 주자들을 큰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가 지난해 12월26~27일 양일간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에 따르면, 김 의원 출마를 가정한 가상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김 의원은 35.7%의 지지를 얻으며 노회찬 정의당 의원(18.4%)과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18.3%)에 비해 2배 가까운 지지율을 확보했다. 30~50대 지지율은 모두 40%를 넘기며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김 의원에 대한 ‘차출설’은 끊임없이 정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경남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지만,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경남지사에 당선된 전례가 있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지역 탈환을 위해선 김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부산·경남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지방정권 교체라는 측면에서도 6·13 지방선거는 대단히 중요하고 최선을 다해 승리해야 한다”면서도 “국회의원 임기를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LNG 화물창을 시찰한 후 쇄빙LNG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경수·민홍철 ‘가장 강력한 후보’

 

김 의원 외에 민주당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엔 민홍철 의원도 있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민 의원에 대한 지역의 출마 요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권 유일의 민주당 재선 의원인 데다 안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역 주민과의 친화력도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이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민 의원 역시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해선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나나 김경수 의원은 도지사 출마에 대한 생각이 없다.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으로서 출마 지원자 가운데 의지와 열정이 있는 이들을 선별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주자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대외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고교·대학 동문인 공 전 시장은 김경수·민홍철 의원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도 공 전 시장이 민주당 주자로 나설 경우 다른 주자들과 접전을 보이거나, 오히려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하면서도 “공 전 시장의 경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지지율 반등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경수·민홍철 의원에 대한 ‘출마 요구’가 늘고 있다. 판세가 위험하다 싶으면 결국 두 의원 중 한 명이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창원시장을 지낸 박완수 의원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2014년 한 차례 경남지사에 도전한 적이 있었으나 당시엔 당내 경선에서 좌절했다. 홍준표 대표와 과거 경선에서 맞붙어 패배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당 내에선 홍 대표와의 악연 때문에 출마에 지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외에 한국당 소속 의원 중 경남 지역 최다선인 이주영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바 있어 도지사직 수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들면서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노출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최초의 진보 정당 광역단체장’이란 타이틀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부산일보 조사에 따르면, 생각보다 노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력한 주자인 김경수·민홍철 의원을 배제한 가상대결에서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25.8%)에 불과 0.2%포인트 뒤진 25.6%를 기록하며 접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진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3선 국회의원이지만 사실 창원에선 초선이나 다름없다.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본다. 경남도 ‘정권교체’를 이룰 아주 훌륭한 후보를 정의당에서 내도록 힘쓰겠다”며 도지사 출마엔 선을 그었다.   

 

© 시사저널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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