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 드론 포획하는 자동 드론 떴다
  •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1.10 13: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연구원, KAIST와 손잡고 드론 포획 기술 개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가장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드론 산업이다. 무인 항공기 체계, 즉 사람이 직접 탐승하지 않고 원격 조정하거나 자동 비행하는 드론은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항공 촬영이나 농약 살포, 택배용 드론 등은 이미 일반인에게 익숙해졌다. 최근에는 군사적 용도로 정찰이나 전투 임무 등에 활용되는 드론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드론의 종류나 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빈치연구소(Davinci institute)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 소장은 “2030년 정도가 되면 약 10억 개의 드론이 머리 위를 떠다닐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론 기술의 발달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중 하나가 작은 크기와 빠른 기동력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지역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프랑스에서는 원전 6곳에서 불법 드론 비행이 15회나 목격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 심각한 것은 프랑스 정부는 이 드론을 누가 조종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하나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프랑스는 법에 따라 원전으로부터 최대 5km 이내에 항공기 접근을 금지하고 방호를 철저히 했음에도 이 작은 소형 드론의 침입을 막아낼 수 없었다.

 

드론 관련 기술력이 지속 발달하면서 몰래 침투한 소형 드론을 포획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사진은 SK텔레콤 ICT 인프라를 활용한 공공 안전 솔루션 시연 모습. ⓒ연합뉴스


원전 침투 드론 막기 위해 KINAC·KAIST 손잡아

 

국내 24기 원전의 물리적 방호 능력은 타국에 전파될 정도로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드론 침투 대비한 기술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국내법상 원자력 사업자는 일정 크기의 소형 드론을 직접 방호해야 한다. 

 

원전 침투 드론의 방호에는 반드시 2가지 중요한 원칙을 따라야 한다. 첫 번째는 안전성이다. 기존의 드론 방호용 시스템처럼 침투 드론을 격추하거나 방해전파를 이용해 운전을 못 하게 하면 드론이 바닥에 떨어질 수 있다. 이때 혹시라도 드론에 폭발물이 장착돼 있거나 중요 시설에 떨어진다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일단은 안전하게 드론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원칙은 회수 가능 여부다. 프랑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드론은 직접 회수하기 전에는 조종자의 신원이나 침투 목적 등 정보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에 맞는 방호 시스템을 고려하다 보니 가장 좋은 방법이 포획용 드론이었다.

 

KINAC(한국원자력통제기술연구원)은 국내 드론연구자 1세대인 심현철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와 함께 2016년 8월부터 드론 방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심현철 교수 연구실은 이미 2014년부터 드론을 이용한 공격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영상 기반으로 적기를 탐지해 자동 제압하는 시나리오를 수행했고, 2016년에는 스테레오 영상 기반으로 적기를 탐지해 자동 제압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자동으로 적기 위치 파악해 포획 가능

 

포획용 드론이 침입 드론을 포획해 회수하는 모습. ⓒ KINAC
두 기관이 함께 연구한 내용은 사진과 같이 포획용 드론에 그물을 연결해 적기를 포획하는 방식이다. 그물을 이용해 드론을 포획하는 기술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수동 조종에 의한 방법이었다. 사람의 시야 안에서만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지상 탐지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으로 적기를 검출한다. 이후 다수의 카메라와 ‘삼각측량법’을 응용해 적기의 위치를 추정한다. 적기의 위치와 이동 방향을 파악하면 대응 시나리오에 맞춰 포획용 드론이 자동으로 출동해 포획한다. 실험을 위해 두 기관은 위협용 1kg 크기의 드론과 대응용 5kg 크기의 드론을 제작했다. 

 

실험 결과 적기 포획을 위한 대응용 드론과 지상관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으며 지상 대응 시스템 정확도도 성과 목표치를 만족했다. 목표물 탐지거리 10m를 만족했고, 4m/s 속도의 침입 드론을 탐지하는 데도성공했다.

 

 

상용화 위해 아직까지 갈 길 많아

 

이번 연구를 진행한 KINAC의 백인선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장에 바로 적용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용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역시 드론 방호 시스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검증된 시스템을 찾기 힘들다. 아직 완성도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KINAC 측의 생각이다. 백 연구원은 “대부분 시스템을 구매하면 100% 방호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지만 30~40% 정도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